가장 치열했던 시간을 보내고 6월의 마지막 날인 목요일 밤 11시 팔라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다가올 7월의 일정도 빡빡한 가운데 어찌보면 도피 겸 잠깐의 쉼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다. 처음 가보는 섬이라 기대 반, 호기심 반이었고 선입견으로는 인구 5천여 명의 아주 작은 섬나라였던 팔라우... 막상 4시간 30여 분이 지나 도착한 팔라우는 한국시간과 정확히 1분도 시차가 없는 곳이었다. 마치 시간은 그대로인데 공간이동만 한 것같은 기분이랄까!
새벽 4시 경 팔라우 공항에서 입국절차를 밟으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다른 동남아시아 나라와 마찬가지로 느리고 후덥지근하고 조금은 불친절한 인상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그런 작은 불편함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하게 마련이다. 그런 모습조차도 낯선 여행에서 만나는 색다른 묘미이니까.
팔라우에서는 미국인 다음으로 대만인이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대만 관광객들이 많은 편이라는데 마치 한국에서 제주도 여행하는 정도의 가벼운 여행쯤으로 여긴다고 한다. 비용이나 거리 (두 시간쯤 소요) 면에서 부담이 없다는 의미다. 팔라우는 16개의 주로 구성되어 있고 무인도를 포함한 섬이 350개 이상인 섬나라이다. 섬과 섬은 다리로 이어져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은 배를 타야 갈 수 있다. 가장 큰 섬은 경제중심지인 코로(Koror)섬과 바벨다옵(Babeldaob)이다.
아침안개로 뒤덮인 우리가 묵었던 숙소...
1,2층은 주거용이고 3,4층만 관광객들에게 대여하는 곳이란다.
우리를 기다리던 현지 교민의 안내에 따라 준비된 아파트먼트(Apartment)로 이동을 했다. 빌라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숙소는 팔라우의 수도이자 경제중심지라고 하는 코롤(Kpror)에 위치해 있었고 일본이 건설했다고 하는 KB다리(New Koror-Babeldaob Bridge 코롤섬과 바벨바옵섬을 연결)를 건너 바다와 약간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도착한 날부터 관광이 시작되는 터라 조금은 심적 부담이 있었지만 핸드폰도 인터넷도 끊긴 상황에서의 여행지는 나를 온전히 팔라우라는 섬안에 머물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아침이 밝아왔고 낯선 팔라우에서의 여행 첫째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가 묵은 펜션 4층의 숙소... 아침 햇살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베란다를 통해 본 진입로 둘레로 여기가 동남아시아임을 알 수 있는 잎이 큰 나무들이 둘러싸여 있다.
역시 해외에서 만나는 하늘만큼은 언제나처럼 맑고 푸르기만 하다.
이번 여행이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여행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사진작가 백승휴, 온라인브랜드디랙터 강정은, 감사행성 김경호대표, 제이트투어 김태영 대표, 지식소통 조연심... 우리 다섯 명이 만들어 간 짧지만 긴 팔라우 여행..
그런 면에 있어서 팔라우 여행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동남아시아 섬나라 중 신의 바다정원이라 불리울 만큼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조금은 남성적인 섬이라는 점과 함께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친구들과의 여행이기에 가능했다.
멘티이자 친구같은 강정은의 싱그러운 아침미소...
펜션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있던 미니 정원
이런 나무들이 해외여행 중임을 각인시켜 준다.
3박 5일 일정으로 가장 바쁜 일정 가운데 모처럼의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게 된 이번 팔라우 여행!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풍경과 거기서 만난 눈빛이 선하고 미소가 아름다운 현지인들의 소식을 시리즈로 전할 예정이다. 기대해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