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안받다...
지난 5월 중순 쯤 백승휴 작가와 자오개 브로셔 프로젝트로 경기도 양평 인근을 거의 하루종일 촬영다니던 날이었다. 용문사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 촬영을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 용평리조트에서 연락이 왔다. 용평의 가을 프로젝트로 백승휴 작가와 사진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의견이었다. 다행히 중앙대에서 포토에세이 과정을 공동 진행한 경험이 있고 워크샵 '나는 작가다" 와 백승휴 사진전 및 채선당 "미쓰 변신 프로젝트" 를 함께 한 백승휴 작가와 지식소통 조연심의 콤비는 이제 서서히 그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거기에 온라인 브랜드를 맡고 있는 강정은과 온,오프라인 홍보채널과 막강한 인맥을 가지고 있는 로드스카이 김경호 대표까지 합세하니 그야말로 못할 게 없는 막강 팀이 구성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6월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간신히 용평리조트에 갈 수 있었다. 그동안 여기저기서 했던 결과물들을 제안서로 만들어서 준비해 간 것이다.
용평리조트의 하늘은 그 어떤 날보다 더 파랬다.. 이 날 서울은 후우주의보가 내릴 만큼 많은 강수량을 보였다.
백승휴 작가는 언제 어디서고 카메라를 들이댄다. 사실 그 모습이 가장 백작가 답긴 하다.
2시간 여의 식사와 함께 한 가을 사진관련 이벤트와 아이디어들로 올 가을 용평리조트의 문화가 풍성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함께 자리해 준 마케팅팀 과장님의 선택에 큰 힘이 되고 싶다는 우리의 뜻을 전했다.
그리고 우리는 강릉 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고성리에 아주 맛있고 풍성한 횟집이 있다는 김경호 대표의 말만 믿고 비가 오락가락 하는 영동 고속도로를 달려 가다가 우리 나라 초여름의 아름다움을 뜻하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용평리조트 부근의 양떼목장... 비가 너무 와서 입구까지밖에 못 가고 되돌아 왔지만 그 길목에서 만난 빗방울과 초록 나뭇잎 그리고 빗물 머금은 붉은 이름모를 꽃까지... 마음 속으로 다가온 산골풍경의 정겨움 그대로였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영동고속도로가 끝나고 갑자기 펼쳐진 바다...
저절로 환호성이 나오는 바다 풍경이었다. 외국 영화의 배경으로도 손색이 없던 초여름바다는 장맛비의 시작으로 조금은 차분해진 모습이라 보는 이에게 숙연함을 선사해주었다.
다시 차를 타고 강원도 고성리에 위치한 횟집으로 향했다...
"송지호횟집" 우리 작은 딸 이름과 같은 바닷가와 횟집 이름으로 일단 마음이 놓였다.
막 잡은 회만 잡아준다고 하는 말에 그저 싱싱한 회를 먹을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졋다.
마침 국세청에서 환급받은 것도 있고 해서 내가 한 턱 쏜다고 하니 앞 뒤 안가리고 먼 것도 마다하고 여기 강원도 끝 군사분계선 가까이까지 온 것이다.
싱싱한 회를 실컷 먹고 다시 서울로 향했다.
미시령 고개를 넘고 넘어 물안개 자욱한 어느 다리를 지나가다가 무언가에 끌리듯이 멈춰섰다. 다들 자신의 눈과 카메라에 그 절경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런 장관은 다시 보기 어려울 듯 한 그런 장면이었다. 마치 달력 배경에서나 본 듯 한 풍경...아니 어쩌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나 만들 수 있을법한 풍경을 보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대해 절로 탄복하게 되었다.
아름답다고 하는 표현이 왜그리 옹색하던지...
점점 해가 지고 비는 계속 내리는데 차 안에서 찍은 사진 몇 장도 놓치기 아까운 것들이었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던 국도를 선택해 달렸던 그날 여행은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 주었다.
흔들리는 신호등 불빛까지도 참 좋았다.
일을 핑계삼아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함께 하면 할수록 매력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어서 참 좋다.
그들이 어느 회사 대표라서가 아니라
그가 어떤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서가 아니라
그저 친구같은 친구라서 좋았다. 사회적인 눈으로는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는 사이들이지만...
그렇게 6월의 마지막날 얼떨결에 했던 강원도 여행기는 마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