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단계 : 그래도 계속 가라
혹 3,6,9 법칙이라고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3개월,6개월 그리고 9개월을 지날 때마다 시작한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고 하는 법칙이다. 그렇게 해서 1년을 버티면 이제 겨우 일을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3개월째는 아직 일이 익숙치 않아서 뭘해도 서툴고 답답한 상태다. 그래서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한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봐'
주변의 도움과 개인의 머뭇거림 등으로 일단 3개월을 넘기면 여지없이 6개월의 갈등이 돌아온다. 이쯤되면 일은 익숙해져서 그다지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된다.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끊임없이 갈등하는 시기가 바로 6개월째부터다. 경력에 도움이 되는 지, 적성에 맞는 것인지 등 고민의 강도가 3개월차 보다는 심도가 있어 지는 때가 바로 이 때부터다. 이러저러한 도움으로 이 위기도 넘기고 나면 다시 의욕적인 직장인의 모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혼란의 시기는 바로 9개월을 전후한 때이다. 일과 사람 모두에게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벌써 매너지즘을 느끼게 되고 조금만 서운해도 '내가 이런 일까지 하고 여기 있어야 되는거야?하는 오기를 부린다. 많은 신입사원 중 70% 가까운 사람들이 이 시기를 넘기지 못하고 일을 포기하거나 사직을 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존재감이 하찮고 보잘것 없음을 느꼈을 때엔 이미 늦어버린 경우가 많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처음 무슨 일인가를 시작할 때는 그 의지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직장에 처음 들어간 신입사원, 학교에 처음 입학한 신입생들,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초짜 사장님들. 이 들 모두는 타오르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이 직장에서 사장까지 승진해야지, 공부 진짜 열심히 할거야, 빨리 대박나서 놀러 다녀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야심찬 시작을 하게 된다. 설마 내가 중도에 포기하게 될 거한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그 일의 일인자가 된 것같은 기세로 최선을 다한다.
블로그도 예외가 아니다. 처음 시작한 블로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다보면 초기의 관심과 호기심은 의례 사라지고 아무런 반응없음에 서서히 무관심의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이 때쯤되면 온라인의 한계도 한 몫을 한다. 지금 사는 문제가 너무 급하다보니 돈이 관련되어 있지 않으면 늘 우선순위에 밀리게 마련이다. 시간날 때 해야지, 오늘은 꼭 해야지, 이번 주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글을 올려야지하는 결심뿐이고 늘 현실에 쫒겨 이유와 핑계속에 서서히 멀어져간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하는 진리는 연애뿐만 아니고 블로그 상에서도 존재한다. 그러면서 블로그 상에서 당신의 존재는 이제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서게 된다. 즉 생존의 단계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단 두가지 뿐이다. 과감히 그만두거나 묵묵히 지속하거나이다.
블로그를 하는 동안에 오게 되는 3,6,9의 위기를 넘어 지속적으로 생존한다면 당신의 존재는 그 가치를 가지게 된다.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것은 당신의 성실성이다. 늘 기대하던 순간에 기대하던 결과가 나타나게 되면 사람들은 그 사람에 대해 확신을 갇고 믿음을 가진다. 블로그는 그 사람 그 자체이다. 블로그 상의 당신이나 현실에서의 당신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갖지 못한 것을 가진 사람에게 존경심과 환호를 보낸다. 그것은 바로 누구나 하는 것 같지만 아무나 하지 못하는 바로 끝까지 해내는 끈기이고 오기이다. 결국 생존의 단계에 어떤 유혹에도 묵묵히 블로깅을 한다고 하는 것은 나하고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지만 당신을 아는 인터넷상의 사람들에게 당신의 존재감을 확신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블로그 상에서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그럼에도 계속 가라. 그러면 반드시 생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