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성형외과 의사들끼리도 불문율이 있단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 하더라도 상담 시작 후 5분 이내에 한번도 웃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절대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억만금을 주더라도 결코 미소는 만들어 줄 수 없는가 보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수술이 아니라 배려와 격려가 담긴 관심이라는 것이다. 해달라는 대로 수술해주고 돈만 많이 벌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말을 들으니 아직은 우리 사회가 건강한 것 같아서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진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만나서 가장 적응하기 힘든 점은 다름아닌 무표정이란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처럼 처음보는 사람에게 무표정한 국민은 거의 만나보기 드물다. 해외 여행을 갔을 때도 기차나 비행기에서 아니면 쇼핑을 하면서 지나치는 외국인들은 얼굴을 마주치면 거의 대부분 즉간적인 미소를 보내준다. 그 미소가 여행지에서의 낯설음을 얼마나 해소시켜 주는지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다르다. 다른 지방으로 여행을 갈 때나 아침 출근길에 얼굴을 마주치면 무안해서 얼굴을 돌릴 지경이다. 특히 세미나나 어떤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만 있을 때의 막막함이란... 말이 안통해서 갑갑하기 보다는 작은 미소하나 먼저 보내는 이 없는 곳에서의 짧은 순간은 진공상태를 방불케 한다. 그러다 누구랄것도 없이 먼저 미소를 짓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오랜 친구보다 더 반가운 존재가 되고 그 모임의 또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한 번 미소로 내 마음을 파고든 사람은 평생지기도 되고 든든한 인맥이 되어주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미소란 바로 이런 것이다.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강력한 네트워킹의 열쇄가 되는 것이다. 겹겹이 사람으로 둘러싸인 꽉막힌 지하철에서도 환한 미소하나면 그날 일진이 좋아진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하루종일 콧노래도 나오고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해 보았을 것이다.
'썩소'라고 들어보았는가? 일전에 교육을 하면서 웃음의 힘에 대해서 함께 체험해본 시간이 있었다. 사람들은 웃을 일이 있어야 웃는 거 아니냐고, 상대방이 기분 나쁘게 하는데 어떻게 웃느냐고 볼멘 소리로 말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주문했었다. 환한 미소가 아니면 한 쪽 입꼬리만이라도 귓쪽으로 올려보라고... 설사 웃을 일이 없고 그럴 기분이 아니라 하더라도 눈은 그대로 둔 채 입꼬리만이라도 올려주면 저절로 나머지 한 쪽도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마음이 흐뭇해진다. 참 신기하다. 그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게 되다니...
그 경험을 함께 한 이후 교육생들은 나만 보면 입꼬리 한 쪽만 올리는 야릇한 미소를 보낸다. 그러다가 결국은 활짝 웃으며 기분좋게 지나가는 것이다.
그렇다! 미소는 바로 이런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고 열린 마음으로 나를 받아들이게 하는 그런 힘이 있는 것이다. 요즘 설득이나 커뮤니케이션의 다양한 기법에 대한 책들이 서점가를 휩쓴다. 그 많은 기법중에 내가 생각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미소'가 아닌가 한다. 적절한 상황에서나 극한의 상황에서도 마음이 담긴 사람의 미소는 상대방과 내가 함께 한다고 하는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기뻐서 웃는 게 아니라 웃다 보면 기쁜 일이 생긴다 "
누군가 했던 말인데 오늘 유난히 이 말이 가슴을 울린다.
오늘은 유난히도 사람의 미소가 그립다...
백만불짜리 당신의 미소가....
봄이라 봄타나 보다..
Sel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