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가 웬 마케팅?
2008년 전반기만 해도 블로그는 몇몇 앞서가는 사람들이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적인 것으로 한계지어지는 별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툴에 불과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블로그 운영을 잘 한 대가로 연봉 몇억을 받은 사람까지 나오는 마당에 우리나라 아니 최소한 내 주위의 반응은 조금 냉담한 분위기였다. 거기다 정통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이 평가하는 블로그는 개인들의 활동무대정도로 밖에는 인식되지 않았다. 그리고 과연 기업에서 정통 마케팅이 아닌 블로그라고 하는 것에 돈을 들여 정식적인 마케팅으로 인정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듯 보였다.
블로그에 그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글들이 올라오면 좋아하면서도 그것을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했다. 몇몇 기업은 아는 사람들에게 개인 블로그에 자회사에 대한 좋은 내용의 글들을 올리라고 명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자기 회사의 제품에 대한 장점이나 사용후기를 교묘한 방법으로 올리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지속적이질 못했다. 그런 글들을 지속적으로 올린다 하더라도 인센티브가 붙거나 여타 다른 혜택이 주어지기 보다는 홍보부나 마케팅 부서에서 남들이 하니까 그저 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블로그에 올리는 컨텐츠에는 당연히 어텐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의외로 사람들은 정직하고 수고한 그리고 감성적인 내용의 컨텐츠에 손을 들어주기 때문이었다.
블로그는 단순 싸이질과는 차원이 다르다
한때 성인들 뿐만 아니라 중고교 학생들까지 싸이월드에 심취한 때가 있었다. 일명 싸이질이라고 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알리곤 했던 것이다. 도토리를 사고 팔며 미니룸을 꾸미고 미니미를 각자의 개성에 맞게 포장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음악을 배경으로 감성적인 모드를 연출하는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방문자들의 대부분은 개인적인 친분 관계에 머물렀고 방명록에 글을 남기고 댓글을 다는 것으로 안부를 묻거나 사진첩을 보며 사생활을 훔쳐보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1촌 맺기를 통해 내가 아는 사람들의 싸이를 이리저리 타고 넘으며 보낸 시간에 비해 나의 아이덴티티는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너무 많은 시간을 가상공간에서 보내게 되어 현실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싸이를 폐쇄한 사람들도 생겼다. 그런저런 이유로 해서 싸이는 예전의 명성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었다
싸이의 미니룸과 미니미에 조금 식상해진 사람들이 찾은 것이 바로 블로그였다. 카페는 반드시 회원가입을 통해 고급 정보를 볼 수 있는 폐쇄성을 가진 반면에 블로그는 그런 제약없이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었고 특히 관심있는 블로그에는 이웃추가를 해서 언제든지 새로운 정보의 업데이트되는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블로그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잡은 사람들도 생겼다. 블로거라고 불리우는 사람들로서 자신의 일을 가지고 있으면서 블로그를 운영하여 추가수익을 만든 사람들이기도 하다. [한국형블로그마케팅]의 저자인 세이하쿠도 마찬가지로 블로그 운영을 잘하여 책도 내고 단번에 블로그마케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2008년에 서울대에 특차 합격한 변지민양의 경우도 7년간 개인 블로그를 꾸준하게 운영한 결과로 그런 영광을 얻게 되었다. 이제 블로그는 개인들이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일기 쓰듯이 하면서 운영하는 사람으로부터 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솔루션으로 응용하려는 기업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었다.
블로그에도 성격이 있다
귀가 얇은 사람이 블로그를 운영할 때 범하는 오류가 있다. 바로 좋다고 하는 것은 모두다 내 블로그에 운집시켜 놓는 경우다. 만물상같은 블로그에는 사람들의 호기심이 오래 머물지 않는다. 블로그에는 그 사람이 생각나야 한다. 스킨 칼라를 통해 그 사람이 좋아하는 색을 유추해 낼 수 있고 레이아웃을 보면 그 사람의 정리상태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카테고리를 보면 그 사람의 주요 관심사를 알게 되고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알게 된다. 이런 일련의 자기표현을 통해 꾸준하게 컨텐츠를 업데이트하다 보면 그 블로그에 가치가 생기고 열렬 팬도 생기게 된다. 그런데 이사람이 이런 내용을 말하면 좋은 것 같아서 내 블로그에 올리고 저 사람이 잘 해 놓은 것을 내것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블로그는 전체적인 분위기가 산만하다. 물론 그런 다양한 정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매니아층을 만들고 개인브랜드를 만든다는 입장에서 보면 피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 사람만의 칼라가 느껴지는 사람은 은은한 향기가 난다. 가끔 확실하게 자기 생각을 말하는 사람들은 의견충돌로 어려움을 겪기는 하지만 그것이 그 사람 자체를 부정할 정도가 아닌 경우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많은 정보와 기사가 남발하는 경우에는 도 아니면 모 전략으로 그 사람이 기억나야 하는 것이다. 성격은 까칠하지만 일처리는 확실하다던지 인간은 까다롭지만 크리에이티브가 남다르다든지 하는 것은 분명 부가가치가 높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성격 좋은 사람과 확실한 파트너로 인맥을 맺고 있다고 하면 금상첨화이다. 블로그에도 성격이 있다. 링크로 연결된 사람들도 보통은 끼리끼리 통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관심영역에 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꼿꼿하게 자신만의 칼라를 유지하다보면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마련이다. 그리고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 끌어당기듯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들이 하나의 팀으로 모이면 그것은 막강한 파워를 내게 되어 있다. 개성있는 블로그는 나를 중심으로 하나의 완성된 톱니바퀴를 만들고 나는 또 다른 사람의 톱니를 채워주는 상부상조의 시스템이 된다. 사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블로그 운영은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