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너는 어디로 가고 싶은데?"
"아무 데나 좋아"
"그럼 네가 가고 싶은 곳 아무 곳이나 가"
"아니, 내가 가야 할 곳을 알려 달란 말이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체서 고양이에게 이렇게 소리쳤다.
내가 갈 곳을 알고 있다면 좋으련만,
가끔은 나도 모르는 곳으로 가는 내가 불안해진다.
사람에게는 오르고 싶은 본능이 있다. 오름본능...
승진하고 싶고, 더 높은 곳에 살고 싶고, 더 높이 비행하고 싶고, 더 높이 산행하고 싶고...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진리는 오르면 다시 내려와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오름본능을 막을 이유는 없다.
내려오면 언제고 다시 오르면 되니까...
허브동산 풍경은 그림되어 photo by Kang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오름일까 내림일까?
오름이든
내림이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나는 언제고 지금의 이 길을 가야한다는 사실이다.
오름이면 내림을 준비하면 될 테고
내림이면 다시 또 오름을 맞이하면 될 테니
그저 오늘 내가 가야 할 이 길을 기꺼이 가면 되겠지...
다만 한 가지 작은 바램이 있다면
내가 가는 길에 길동무할 친구 하나쯤은 욕심내고 싶다.
오르면 함께 오르고
내려가면 함께 동행해 줄 그런
지치면 기대고
심심하면 수다떨고
외로우면 손잡아 줄
그런 친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