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했어요?"
이른 아침 갑작스럽게 걸려온 전화였다.
"아니요"
"그럼 동치미는 있어요?"
"아니요"
"그릇 가지고 와요. 좀 나눠 줄테니"
......
"그릇 있으니까 몸만 와요"
순식간에 이뤄진 대화였다.
토요일 몽롱했던 아침이 갑자기 선명해졌다.
아! 나 잘 살고 있는 거 맞구나...
점심 때 미팅하고 오후 5시 김형환 교수님이 주관하시는 비전세미나에 [나의 경쟁력] 저자 강연회 갔다가 저녁 7시 넘어
김치랑 동치미를 찾으러 갔다.
요즘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던 백작가님의 집에 처음으로 초대를 받아 간 것이다.
나를 위해 손수 보리밥까지 지었다고 하니 그 감동이 얼마만큼인지는 상상에 맡긴다.
"얘들아! 아빠 절친 오셨다"
백작가님 사모님의 반가운 인사다.
ㅋㅋ 내가 언제부터 백작가님의 절친이었던가...
하루종일 제대로 된 밥도 못 먹었는데
정성이 가득 담긴 식단을 보니 절로 군침이 돌았다.
백작가님과 나는 밥 두 그릇씩을 뚝딱 해치웠다.
"김치를 준다는 건 다 주는 거에요. 얼마나 김치 욕심이 많은데....."
백작가님 사모님의 말이다.
나는 백작가님의 모든 것을 받은 것이다.
이 은혜를 우찌 갚을 거인지...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
요즘 동치미 무에 와인마시는 제미에 푹 빠져있다는 백작가님...
시골밥상을 통째로 옮겨 온 듯한 식단에 절로 마음이 훈훈해진다.
같이 밥을 먹으면 친해진다던데...
하루종일 정신없이 바쁘고 힘든 날이었는데
모처럼 가슴이 따뜻해지는 그런 날이기도 했다.
백승휴 작가님! 그리고 사모님!
너무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