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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심이 만난 e-사람] 국익을 위해 ‘말의 전장戰場’을 누빈 정태익 전 주러대사이자 한국외교협회 명회회장을 만나다 @UBN국제재단

소통인터뷰 & 토크쇼/조연심이 만난 e-사람

by 지식소통가 2019. 8. 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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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심이 만난 e-사람] 국익을 위해 ‘말의 전장戰場’을 누빈 정태익 전 주러대사이자 한국외교협회 명회회장을 만나다 

평화적 문제해결이 곧 외교다.  

대한민국 국가공무원으로서 조국의 근대화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오신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님. 국가이익을 보장하는 최후의 평화적 보루인 외교 분야가 최적의 상태로 유지, 발전되어야만 국익을 수호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퇴임 후에도 여전히 남북한 평화통일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전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평화통일운동을 준비하는 그에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안녕한지를 물었다.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 

 

Q: 최근 근황이 어떠신지요?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인 저는 선거관리위원장 직을 맡아 선거 일정과 규정을 만드는 등 금년 있을 신임 회장 선출준비로 분주합니다. 한국외교협회는 전.현직 외교관들로 구성된 공익 목적의 사단법인입니다.  한국외교협회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www.kcfr.or.kr/

 

남북생명농업협회를 설립하고 이사장으로 취임, 조만간 북한에서 협정을 맺을 예정입니다. 충북의 농업을 최대한 북한에 전수할 계획입니다. 충북은 바이오와 의료복합의 메카로 이미 세계유기농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치러 낸 경험이 있는 청정지역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생명농업이 바탕이 된 곳입니다. 북한 평양 근교 땅 100만평에 최첨단 농업지구를 만들어 작물시험, 북한에 적합한 씨앗 개발 등 북한농업발전에 기여를 할 예정입니다. 남과 북이 생명농업으로 하나 되는 굳건한 협력의 계기가 마련된다면 진정성 있는 평화노력을 통하여 남북관계, 북미관계 그리고 주변국가의 신뢰를 회복하며 충청북도가 자랑인 생명농업으로 남북 평화발전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남북생명농업협동조합 창립 총회 발대식 및 평화선포식을 하는 정태익 이사장 (사진출처:세계일보)

UBN국제재단 통일바로보기정책포럼 회장으로 남북한 평화통일을 위한 토대 마련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Q: 외교관이 된 계기 및 그간의 성과가 궁금합니다. 

저는 1965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공군 장교로 복부하던 중 1969년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공군 장교 퇴임 후인 1970년부터 2005년 퇴임까지 외무공무원으로 봉직했습니다. 입부 동기로는 반기문 총장이 있습니다. 

제가 외교관으로 봉직한 기간은 범세계적, 지역적 차원은 물론 한반도에서도 급격한 변화가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대한민국은 전쟁의 참화와 시련을 극복하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일구어냈으며 앞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과업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국립외교원 외교사연구센터에서 구술사 사업을 통해 ‘오럴히스토리’로 저의 외교관으로서의 모든 경험을 <한국 외교와 외교관>으로 발간한 것 또한 기억할 만한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과거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현재를 직시하여 미래를 냉철히 전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힘과 권력을 추구하는 위험한 세계에서 한국이 자신의 안전과 번영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기 위해서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전략, 즉 대북전략, 외교전략, 통일전략이 필요합니다. 비전과 전략은 역사 기록에서 얻은 지식과 지혜에서 나옵니다. 

Q: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비법이 궁금합니다. 

외교부에 입부하여 다양한 직책을 맡아 각종 업무를 수행하면서 외교부의 조직 그리고 외교정책이 최선의 상태에 놓이도록 혼신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외교를 하다보면 전문 분야가 생깁니다. 안보 문제, 외무 행정, 인사도 다뤘습니다. 

미주 국장 때 남북한 역사상 최초로 중요한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1990년 소련 해체 후 위기 발생을 모면하기 위해 맺은 남북기본합의서와 1992년 남북한 비핵화 공동선언입니다. 남북한은 비핵화 합의 후 비엔나에 본부를 둔 유엔기구 IAEA를 통해 상호사찰을 하고 있습니다.  

핵질서를 위해 지구상 모든 국가들은 NPT 비핵화조약에 가입해야 하는데 유엔상임 5개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외에는 핵을 갖지 못한다는 불평등조약입니다. 핵확산금지조약 NPT(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는 비핵보유국이 새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보유국이 비보유국에 대하여 핵무기를 양여하는 것을 동시에 금지하는 조약입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핵은 평화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합니다. 

외교는 복합적인 업무의 총체입니다. 북한과의 평화적 해결이 외교라 여기고 시대 변화에 맞게 외교를 통해 문제해결을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외교의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탕으로 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결국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한 요인에 대해 외교주술서 집필 시 면담을 주도했던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홍완석 교수의 면담자 서문의 글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태익泰翼은 ‘큰 날개’를 의미한다. 그 이름처럼 정태익 대사님은 한국 외교사에 한 획을 그은 큰 날개였다.

외교관 정태익을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외교관으로서의 투철한 국가관, 강한 애국심,

끊임없는 자질 함양, 전략적 사고의 총체라 할 수 있다.”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 (사진출처:대전일보)

 

Q: UBN국제재단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1945년 광복 이후,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대한민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한국은 정부수립 당시 최빈국에서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7 번째로 2050클럽에 들어갈 정도로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20-50'은 20K 50M의 약자입니다. 국내총생산(GDP)이 2만달러 이상, 전체인구가 5천만명이 넘는 국가에게만 붙는 타이틀입니다.  2050클럽 선도국가로 발전한 대한민국은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모범으로 삼고 경험을 배우고 있는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미해결과제는 남북한 평화통일입니다.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 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 골드만 삭스가 예측한대로 남북통일이 되면 세계를 리드하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국가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국정과제를 해결하면 반드시 이룰 거라 확신합니다. 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함께 꾸면 현실이 됩니다. 모든 사람들이 통일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각계각층으로 흩어져있는 통일 단체들의 통합기구가 필요합니다. 통일 정책은 국민의 마음을 사야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가치 체계가 다른 나라가 융합된 경우는 유례가 없습니다. 그래서 위험하지만 반드시 우리가 해 내야 하는 과제입니다.  

유비엔국제재단을 통해 자유시장경제, 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통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북한에도 건전한 시민사회가 열려야 합니다. 증명된 가치로 평화통일을 이뤄내고 싶습니다. 

 

Q: 지금까지 긴 시간을 견뎌온 힘은 어디에 있나요? 

세상은 변화합니다. 국내외 정세, 변화 속에서 생존하려면 변화에 잘 적응해야 합니다. 세계적 정세와 어긋나는 정책은 반드시 실패하게 되지요. 끊임없이 우리 외교도 시대변화에 맞게 잘 적응해야 합니다. 저 또한 이런 변화에 적응해 그 시대에 가장 최적화된 외교를 펼친 것이 오랜 생존법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공직 외교관 못지않은 활발한 공공외교활동으로 국위를 선양해 준 민강희 아시아여성 최초 국제여성협회 회장을 역임한 제 아내의 도움도 컸습니다. 첫 현직 부자父子 외교관으로 10년 이상 함께 근무한 글로벌녹생성장기구 한국대표로 있는 아들 정기용도 심적으로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주미공사참사관인 정기용과 저는 고등학교, 대학교, 고시, 공군 선후배로 유사한 인생 항로를 가고 있습니다.  

국가관이 뚜렷하고 외교관으로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외교관의 제1조건을 지켜온 것, 그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국제 업무에 대한 지식과 판단력은 물론 어학 능력도 갖춰야 하는 것, 결국 ‘정도가 답’이라는 것을 시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퇴임 후에 선조 선양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선조인 송강의 공직자 정신을 고양하고 송강 작품의 세계회를 고취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 (사진출처:포토뉴스)

 

Q: 기억에 남는 최고의 때(Timing)는 언제신가요? 

고위직으로 올라갈 때마다 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영향력이 생기니 그 때마다 최고의 때라고 생각합니다. 

1995년 이집트와의 수교를 성사시키며 초대 이집트대사가 되었습니다. 북한과 혈맹관계였던 이집트와의 수교는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어려운 과제였는데 그 수교를 성사시킴으로 김영삼 정부 시절의 가장 커다란 외교성과 중 하나로 평가받았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때는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청화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대통령 가까이에서 순발력 있게 외교 안보 현안을 보고하고 대안을 적절하게 제시하는 막중한 자리죠. 저는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에 발령을 받았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미국, 일본, 아시아 정상들과 현명하게 회담을 개최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아시아의 최고 지도자였음을 확인하는 외교 현장을 목도할 수 있었던 순간순간이 저에겐 최고의 때였습니다. 

청와대 전경 

주러대사 시기도 저에겐 잊을 수 없는 시간입니다. 우리 역대 대통령들은 한반도 주변 4강 중 하나인 러시아를 중요하게 여겼고 그중에서도 김대중 대통령께서 더 각별하게 러시아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것 같습니다. 주러대사로 한.러 관계 발전을 위해 한.러 친선특급 행사를 주최했는데 당시 러시아와 외교관계를 맺었던 어떤 나라도 시도하지 않았던 피플 투 피플 외교, 다시 말해서 풀뿌리 외교의 전형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외교는 정부 간에 하는 것이지만 국민 간의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외교가 진정한 외교라 할 수 있으니까요. 우리 국민들이 러시아와 수교를 하면서 대륙 진출의 길이 열렸고, 우리 국력이 세계화로 배가 된 시기였습니다. 또한 이범진, 이위종 부자의 발자취를 찾아 추모비를 세운 것, 초대 러시아 주재 상주공관 터를 찾아 표지판을 설치한 것과 같은 역사 복원이 중요한 성과로 기억됩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최대 성과로 한-러 양국관계를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킨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대한민국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세계 10위 이내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제일 뒤쳐졌던 우주항공분야의 발전을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이 전략적으로 필요했던 때였습니다. 러시아와의 선결문제는 우주기술협력협정을 체결하는 것이었는데 제가 과학관과 함께 러시아 항공청에 자주 접촉해서 우주기술협력협정 체결을 방문 직전에 완료했습니다. 우주인 탄생 프로젝트는 노무현-푸틴 정상회담의 성과물입니다. 

한국최초 우주인 이소연 러시아 현지 기자간담회 (사진출처: 과학기술부) 
러시아 소유스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출처: 포토뉴스) 
우주 프로젝트 (사진출처: 아이디어마루)

북한은 공산주의와 세습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모순을 지닌 사회입니다. 모순을 깨닫도록 계속 활동을 해야 하고, 북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어야 평화 통일의 기회가 생깁니다. 아마도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때는 평화 통일이 이루어진 때가 되겠지요. 

그리고 모든 문명국가들이라면 있는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을 통해 역사의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은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뉴욕의 미국 자연사박물관은 총면적 9만㎡의 규모를 자랑하며, 프랑스 파리의 국립 자연사박물관은 1억점 이상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자연사박물관은 46억년으로 추정되는 지구의 역사상 일어난 모든 사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주는 박물관입니다. 생물만이 아니라 지질, 광물, 천문 등 모든 분야의 전시물들을 망라하기 때문에 그 나라 박물관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됩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국립 자연사박물관 (사진출처:위키피디아) 

 

Q: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요?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고향인 충청북도 청주 시골 임야에 평화공원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 곳이 국제적 평화센터가 되면 더 좋겠지요.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여했던 사람이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친 정태익 외교협회 명예회장님은 여전히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진짜 외교관의 전형 그대로였다. 남북한 상생을 위한 여건 마련에도 기여하겠다는 그의 꿈이 머지 않아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님과 인터뷰 중인 조연심 UBN국제재단 미디어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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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인 조연심은 놀고 먹고 글쓰는 삶을 꿈꾸며 작가, 강사, 브랜드컨설턴트, 토크쇼진행자, CEO로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소통시키기 위해 브랜드매니지먼트사 엠유를 운영하고 있고, 1년에 한 권 책쓰기를 통해 글쓰며 사는 삶의 행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비엔 미디어총괄국장으로 유비엔의 온오프라인 소통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나를 증명하라, 골드칼라의 시대], [과정의 발견], [300프로젝트(공저)], [나는 브랜드다], [퍼스널 브랜드로 승부하라(공저)] 외 다수가 있습니다. 

yeonsim.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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