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심이 만난 e-사람] 글로벌인재전문가, 필리핀 더 포럼 이상명 원장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인재가 있다. 바로 글로벌인재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인재가 글로벌 인재이고 어떻게 해야 그런 인재가 될 수 있는 것일까? 15년간 필리핀에서 전세계 영향력있는 전문분야의 변화를 추적하고 그에 걸맞는 인재전략을 세워 유수의 외국 대학에 입학시킴으로 글로벌 인재의 발판을 마련해 온 더 포럼 이상명 원장을 만났다. 그가 말하는 글로벌인재의 조건은 무엇인지, 자신은 어떻게 해서 글로벌인재전문가로 살게 되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요즘 근황은?
글로벌인재 전문기업 The Forum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udies Inc.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융합교육 플랫폼 회사인 더 포럼에서는 한국적인 개념의 저연령 학생 뿐만이 아닌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의 적성 및 꿈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21세기 초연결사회의 맥을 같이할 수 있는 트랜드를 찾도록 다양한 루트를 동원하고 글로벌인재의 기준을 맞출 수 있는 다양한 교육방법을 제시하는 일도 합니다. 피어슨 센터가 주관하는 50여 가지의 국제공인 시험을 통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글로벌인재의 자격을 준비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시대적으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공 및 창의적인 교육 매커니즘을 갖춘 해외명문대학 및 대학원을 찾아 Higher Learning을 구현시키고 헤드헌팅을 통해 자신이 개발한 역량에 맞는 포지셔닝을 지원함으로써 국내 우수인적자원활용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교육비즈니스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어떻게 재능(Talent)을 찾게 되었는지? 지금의 일을 하게 된 이유는?
대학에서는 무역을 전공했으며 졸업 이후 미국회계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회사법 또는 국제통상관련 전문 미국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사회적 기업 분야가 특화된 대학에서의 MBA를 생각했던 것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저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고3때와 같은 수험생 신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자신을 채찍질하며 사업과 토플, 서울대 텝스와 같은 시험을 비즈니스와 연결하면서 국제공인 시험전문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피어슨 센터도 같이 운영하면서 IT 전문 분야까지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낳고 자라왔던 한국에서는 한 분야의 깊이 있는 지식을 요구해 왔지만 그런 방식만으로는 21세기 플랫폼 비즈니스는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마크 주커버그는 공학과 인문학 그리고 재미를 결합했으며 융합학문을 가르치는 스탠포드의 DLCL(Division of Literatures, Cultures, amd Languages)과 시적연산학교(School of Poetic Computation, SFPC)에서는 프로그래밍으로 시를 쓰며, 글자가 아닌 음악과 영상으로 시를 표현하도록 유도합니다. 물론 모든 것은 학생의 재량과 창의력입니다. 교육과 럭셔리 브랜드 경영을 통합하다보면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창출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는 그렇게 비전문가의 길을 걸으면서 전문가의 길을 보아왔기에 오늘날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지금의 일에 열정을 쏟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자신만의 훈련(Training)하는 방법은?
가급적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나온 책이나 출판물이라면 일단은 내 것으로 만들고 맙니다. 외국의 헌책방에서 우연히 찾았던 ‘Taking Sides’같은 책엔 한 가지 이슈에 관해 두 가지 다른 관점을 가진 석학들의 글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균형감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14년 간을 주말마다 봉사활동으로 학생들의 자기계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8가지 다양한 방법의 토론을 통해 논점을 객관화하고 90%의 sender(듣기 훈련이 부족한 다수)를 receiver(귀담아 들어줄 수 있는 훈련된 전문가)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노력은 나 자신을 바꾸어 가는 또 다른 훈련방법이기도 합니다.
온/오프라인 소통(Talk) 전략은?
온라인 커뮤니티 소통은 카카오톡과 라인으로 진행하지만 오프라인 소통을 완전히 커버해줄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온라인 소통은 가급적 단순하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신 오프라인 미팅이나 소통을 보조해줄 수 있는 역할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 가는 초연결시대에 온-오프라인 소통의 단일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실감하고 있습니다. 향후 온-오프라인 소통으로 글로벌인재의 검증을 거뜬히 뛰어넘을 수 있도록 힘쓸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시간(Time)을 견뎌온 지혜는 무엇인지?
조급해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알베르트 카뮈가 부조리에 관한 시론이라는 제목으로 1942년 발표했던 글에 시시포스(불어명:시지프) 신화가 등장합니다. 그는 “산정을 향한 투쟁 그 자체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행복한 시시포스를 마음 속에 그려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행복한 시지프! 가파른 산과 끊임없이 굴러 떨어지는 바위. 그의 형벌은 육체적 형벌이었을까? 마음의 형벌이었을까? 영원히 실패해야 하는 운명이라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결코 보이지 않는 실패의 끝에서 그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어차피 바위를 산정상까지 올리는 거라면 그 임무만 생각하기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불행한 운명이라고 여기는 것 보다는 사명이라고 여기고 수긍하는 편이 한결 가벼울 테니까요. 임무만 완성하면 다시 바위가 굴러 떨어지는 거야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기로 한 거지요. 그건 자신의 잘못이 아니니까. 그렇게 형벌을 이겨나가는 그의 모습에 신들은 그를 다시 신의 나라로 불러들였습니다. 내가 시간을 견뎌온 지혜는 시시포스에게서 빌려온 것입니다. 지금 하는 일의 결과가 어찌되었건 간에 지금 내게 주어진 그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결국 성공과 실패는 50대 50의 확률이니까요.
인생 최고의 때(Timing)는 언제라고 생각하는지?
살아온 과거라고 생각합니다. 미래가 아무리 좋더라도 그보다 더 가치 있던 과정이 있었기에 내일이 있는 것일 테니까요. 자신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거기에 운명을 통제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다들 미래를 바라다 볼 때 과거를 바라다 보는 용기가 내일의 나를 담보해 줄거라 믿습니다.
왼쪽에서두 번째가 이상명 원장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21세기는 융합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누구나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오픈 소스를 가진 공개된 교육 플랫폼을 만드는 것입니다. 삼봉 정도전이 꿈꾸었던 조선도 한 사람의 설계자와 뜻을 같이 했던 소수가 이루어냈듯 제가 꿈꾸는 세상도 저와 꿈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루어내고 싶습니다.
한 분야에 정통하게 되면 다른 분야도 정통할 수 있다. 14년 이상을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한 가지 일에 매진해온 필리핀 더 포럼 이상명 원장을 보면 정교한 프로그램이 장착된 인공지능을 지닌 컴퓨터가 연상된다.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마치 필요한 데이터를 입력하기만 하면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글로벌인재전문가인 이상명 원장의 활약으로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안에서 해답을 찾기 보다는 글로벌 세상을 발판으로 생각과 경험의 크기를 키울 수 있는 진짜 인재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