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심이 만난 e-사람] 대한민국 최고의 뷰티 신사업 컨설턴트, 컨셉디렉터 이수향을 만나다
차도녀... 차가운 도시의 여자같은 이미지를 지녔지만 청국장처럼 구수한 인간미를 지닌 사람이 있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예지력을 발휘하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보호해주고 싶을 만큼 가녀린 여성미도 물씬 풍긴다. 대한민국에서 화장품 신사업을 하려면 그녀를 찾을 만큼 독보적인 영향력을 지닌 그녀는 바로 컨셉디렉터 이수향이다. 한 분야의 정상에 오르면 다른 정상이 보이듯 그녀는 화장품 업계에서는 난다긴다 하는 그 어떤 사람들과 겨뤄도 밀리지 않을 열정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를 개인브랜드방정식 5T로 물어보았다.
인터뷰질문은 <나는 브랜드다> (조연심 저)에 나오는
개인브랜드 방정식 5T= [재능(Talent) + 훈련(Training) + 소통(Talk)] x 시간(Time) x 때(Timing)에 의거함.
1.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컨셉디렉터로 사람과 기업 안에 잠재해 있는 핵심 가치를 끌어내어 명확한 자기초점을 찾아 시장에서 보다 매력적으로 인식될수 있도록 도와주어 온리원으로 풍요롭고 행복한 길을 걷도록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나의 비전은 행복하고 풍요로운 비즈니스와 인생의 전환점을 만드는 최고의 컨셉 전략가로 기억되는 것이다.
2. 어떻게 재능(Talent)을 찾게 되었는지? 지금의 일을 하게 된 이유는?
첫 번째, 빅픽쳐를 그리고 기획하는 상상력
어릴 적부터 그림을 잘 그렸다. 하얀 도화지에 주제를 잡고 상상한대로 여백을 메꾸어가는 일이 몇일 밤을 새워도 지겹지 않았다. 그리고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에 입학하여 그림 그리는 재능을 크리에이티브로 발전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나는 광고 제작쪽보다 상상하고 기획하는 일이 더 흥미 있었고 다른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일에 더 보람이 있었다. 그래서 첫 직장은 아모레퍼시픽에서 브랜드를 창조하고 관리하는 브랜드 매니저 일을 했다. 누구에게나 상상력은 있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에 따라 상상력은 다양한 모습으로 재능화 된다. 나에게 있어 상상력은 미래지향적인 사고와 뚜렷한 목적의식에서 출발한다. 컨셉을 잡고 전략을 기획하는 일은 미래지향적인 상상을 체계화시켜 현실화 될 수 있는 전략으로 기획하는 일이다. 이러한 상상력은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을 때 더욱 커진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나의 뇌는 꿈을 꿀 때 가슴 뛰는 빅픽쳐를 만들어 냈고 현실에서 느끼고 싶은 욕망에 체계적으로 기획을 하는 일이 즐거웠다.
두번째, 비유적 은유적 사고 역량, 메타포 씽킹 (Metaphor Thinking)
나는 재밌는 이야기를 하는 웃긴 사람이다. 이러한 유머는 컨셉을 잡는 나의 직업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 유머는 비유적 사고를 하는 역량에 있다. 컨셉 잡는 사람이 반드시 길러야 할 역량은 바로 적절한 언어와 비주얼을 선택하는 능력, 바로 메타포 씽킹 (Metaphor Thinking)이기 때문이다. 비유적, 은유적 사고라고도 하는데 핵심을 응축해내는 간결함의 힘, 메타포 씽킹은 공감을 얻는 가장 좋은 상징방법이다. 은유가 담긴 메타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넘쳐나는 데이터와 복잡한 정보의 시대에 더욱 중요한 능력이 되고 있다. 메타포를 사용한 표현은 직관적인 표현보다 더 '공감'을 일으킨다. 공감지능이 높은 여성이 남성보다 메타포를 대체로 더욱 잘 사용한다. 이야기 잘하는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보면 메타포를 기가 막히게 잘 활용한다. “내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저어 오오“라는 시에서 우리는 가슴 속에 차오르는 어떤 감정을 느낀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성과 논리를 뛰어넘는 울림에 공감할 것이다. 컨셉팅, 브랜딩 또한 마찬가지이다. “여러분들은 애플처럼 생각하고 일하세요!' 라고 했을 때 우리는 공통적으로 비슷한 생각을 떠올린다. 애플=혁신(Innovation)이 바로 그것이다. [원관념 = 혁신 / 보조관념 = 애플] 우리에게 익숙한 보조관념을 통해 원관념을 이해시키고 공감을 얻는 것이 컨셉팅을 위한 메타포(Metaphor)이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말하는 브랜드가 있다. ‘과학’이라는 익숙한 보조관념을 통해 원관념인, 흔들리지 않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침대임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
세번째, 같은 이야기도 더 재미있고 의미있게 풀어가는 편집력을 가진 타고난 이야기꾼
어지러운 상태나 풀리지 않는 과제를 보면 체계적으로 하나의 의미로 꾀어야 직성이 풀린다. 제아무리 산만하게 흩뿌려져 있어도 핵심적인 것이 있고 나름의 질서가 있다. 핵심적인 것을 골라 공통적인 연관된 의미를 생각하다 보면 뚜렷한 하나의 획이 그려진다. 그 획을 통해 또다시 세상의 정보들을 편집하기 시작하고 점점 더 의미있고 풍성하고 재밌는 스토리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편집력은 항상 질문에서 시작된다. 가령 한 친구가 "스토리 전문가로서 나만이 이야기할수 있는 스토리의 정의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이러한 편집력이 총동원되었다. 우리는 풍부한 토양 위에 새싹이 돋고 줄기로 뻗어나가 가지를 치고 입과 꽃과 열매를 만들어내는 한 그루의 나무에서 스토리의 본질을 끌어냈다. 여기서도 바로 메타포씽킹, 비유적 사고의 역량이 도움이 되었다. 어지러운 숙제일수록 비유적 사고를 하게 되고 세상의 정보를 편집해 재밌고 의미있는 질서를 만들어낸다. 그 질서는 세상의 다양한 정보를 편집해 나가면서 더 풍부해질 것이다. 나는 이러한 풍부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공유해주며 함께 공감하는 일이 또한 즐겁다. 타고난 편집력과 이야기꾼 기질이 컨셉디렉터의 일을 천직으로 만들어주는 큰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첫 직장, 아모레퍼시픽에서 브랜드 관리를 할때에 상상력, 비유적사고, 편집력이 잘 활용되었던 예를 들어보면 이해가 쉬울듯 하다. 당시 마몽드에게는 “꽃(FLOWER)” 라네즈에게는 “눈(SNOW)” 이니스프리에게는 “청정섬 제주”가 바로 우리팀이 생각한 핵심 메타포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보조관념을 통해 원관념을 이해시키고 공감을 얻는 것이 컨셉팅을 위한 메타포 씽킹 (Metaphor Thinking). 원관념은 빅픽쳐를 그려내는 상상력을 발휘해 만들어지는 가슴뛰는 비전이다. 즉, 마몽드는 여성스러운 아름다움Feminie Beauty란 이상적 비전을 꽃이란 핵심 소재를 통해 세상과 소통했고 “꽃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활짝 피우는 곳, 마몽드”란 컨셉에 초점을 맞추었다. 라네즈는 맑고 투명하게 빛나는 피부, Sparkling Beauty란 비전을 “Snow“란 메타포를 통해 “눈처럼 맑고 투명한 피부를 꿈꾸다. Sparkling Beauty, 라네즈”란 컨셉을 찾았다. 이니스프리는 “자연의 깨끗하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청정섬, 제주”란 메타포를 통해 “이니스프리는 깨끗한 자연과 건강한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청정섬입니다”라는 컨셉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것이 컨셉디렉터로서 갖추어야할 메타포씽킹의 역량이고 편집력이다. 이처럼 브랜드의 이상적인 세계관이 적절한 메타포를 찾아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자기만의 꿈을 꿀 때 감동이 밀려온다. 또한 그 스토리가 그만의 고귀한 가치로 증명될 때 비로소 고객과의 깊은 공감대가 형성된다. 나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자기다운 영혼을 발견한다는 것은 엄청난 긍정의 시너지를 불러일으킨다.
좋은 컨셉의 가장 강력한 힘은 브랜드를 살리기 위해 모여든 모든 이들을 아이디어 박사, 창의적인 인재로 만드는데 있다. 상품을 기획하는 사람, 연구하는 사람, 디자인하는 사람, 매장을 만드는 사람, 영업하는 사람, 심지어 생산현장의 사람들까지 그 명확해진 영혼을 더 풍부하고 재미나게 할 아이디어와 이야깃거리를 내놓기 시작한다. 앞서 3개의 브랜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로 그들만의 매력을 전 세계로 전파해 나가고 있다.
3. 자신만의 훈련(Training)하는 방법은?
스스로 과제를 만들어내고 문제를 푸는 방법이 가장 좋은 훈련법이다. 자발적인 과제야말로 몰입력을 최대치로 올려준다. 상사나 클라이언트가 문제의 솔루션을 요구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스스로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솔루션을 끄집어내기 위한 나만의 질문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가령 한국야쿠르트의 비전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라는 요구가 들어온다고 하자. 그 과제를 부여받은 사람의 태도는 천차만별이다. 그냥 단답형으로 끝내는 사람이 있고 아무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국야쿠르트의 비전을 끌어낼 수 있는 자기 만의 핵심적인 질문을 끌어내어 가설로 만들어 보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가설을 검증해 나가는 사람이다. 위의 세 가지 역량은 정보 수집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가설을 만들고 검증하는 가설검증형 인재의 일하는 과정 속에서 역량이 훈련된다.
"한국야쿠루트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가 무엇일까?" "한국야쿠르트는 왜 존재하고 한국야쿠르트의 직원들이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야쿠르트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일까?" 라는 가설찾기의 질문들이 파생된다. 실제로 한국야쿠르트에서 이 일은 핵심가치찾기로 프로젝트화 되었다. 46년 동안 건강가치의 실체, 유산균 과학의 선두에 서왔던 한국야쿠르트는 이제 지금 서있는 곳에 머물지 않고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는 데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2013년 가을, 기업문화팀과 브랜드 컨설팅 회사와 함께 그 동안 무의미하게 지나쳤을 수도 있는 지나온 이야기를 깊이 성찰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래의 성장을 이끌어낼 그만의 핵심 무기, “건강한 습관”이란 기업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건강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만 감히 ‘습관’이란 언어를 핵심가치로 이야기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한국야쿠르트는 46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 이른 시간에 몸에 좋은 유익균과 건강한 제품을 전국 방방곡곡 고객의 집 앞으로 배달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건강한 습관”을 타오르는 불꽃의 씨앗으로 삼게 된 이후 달라지는 사람들을 보았다. 특히 현장에서부터 새로운 핵심가치에 걸맞는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고 그룹웨어의 아이디어 뱅크에는 건강한 습관에 맞는 아이디어가 넘쳐났다.또한 고객과 만나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한 차원 높은 사명감으로 뭉친 집단이 되었다. 단순한 방판 세일즈 배달원이 아닌 대한민국의 건강한 습관을 책임지는 사람들로 말이다.
2015년 5월, 한국야쿠르트 디자인팀은 ‘Healthy habit for You’와 ‘Hankook Yakult’의 중의적 의미를 가진 ‘HY’를 바탕으로 새로운 CI (Corporate Identity, 기업의 이미지를 통합하는 작업)를 구축해냈다. 한국야쿠르트는 미래에 걸어가야 할 이상향, 바로 나다운 핵심가치, 컨셉을 바탕으로 세상을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처럼 건강한 습관이란 핵심가치가 나올 때까지 이를 맡았던 임원들과 관련 팀장들은 끊임없이 스스로 질문을 하고 가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하나의 의미있는 핵심가치를 가설로 삼아 현실이란 공간에서 검증하고 있다. 그 과정속에 가슴뛰는 상상력과 비유적 사고력과 스토리 편집력이 다 가동되었다. 자발적인 프로젝트에 몰입해서 수행해보는 과정이야말로 최고의 역량 트레이닝법이라고 생각한다.
4. 온/오프라인 소통(Talk) 전략은?
오프라인 소통
컨셉디렉터로서 컨설팅과 강의가 메인 직업이다보니 이와 관련된 오프라인 활동이 기본 축이 된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른 해답을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퍼실리테이션 워크샵을 디자인하고 실행하고 있다. 또한 컨셉을 통한 해답을 찾기위해 세상의 트랜드를 놓치지 않으려면 추가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이때 나에게 도움이 되었던 것이 MU라는 브랜드 회사가 주최한 미래직업리포트 모임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미래의 트랜드, 미래의 일을 공부하는 것이다. 관련 서적을 구입해 읽고 한 주에 1번 모여 그 주의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다. 그 외에서 퍼실리테이션과 관련한 매주 화요일 모닝포럼에 참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오프라인의 소통 모임은 구성원 각자의 일을 보다 의미있고 전문적으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온라인 소통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의 의미있는 이야기들을 편집하고 나의 이야기들을 편집해 나간다. 때로는 나의 생각을 배설하는 공간이었다가 때로는 내가 느낀 의미있는 것들을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더 의미있는 것은 지금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것이다. 그들이 재밌다고 생각하는 것들,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엿보다 보면 지금 핫한 세상 사람들의 공통점이 보인다. 가장 짧은 시간에 세상을 보고 공감하고 아이디어의 인사이트를 찾아볼 수 있는 좋은 소통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컨셉디렉터 전문 블로그를 통해 보다 진지하게 나의 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다. 컨셉과 관련된 사람, 기업, 브랜드,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페이스북은 다소 휘발성이 강한 가벼움이 있다. 그래서 깊은 편집력과 보존력이 뛰어난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하여 내일의 전문적인 글들을 편집해 나가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5. 지금까지 시간(Time)을 견뎌온 지혜는 무엇인지?
과도한 미래의 목표에 매달리지 말고 이 시간 이 곳의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무엇이 되고야 말겠다 무엇인가를 쟁취하고야 할겠다는 과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미래의 결과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가장 어리석을 때가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주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생산적인 것에 몰두할 때 컨트롤 할 수 없는 미래의 결과물로 선물처럼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나에게 맡겨진 일 내가 해내야 하는 일 내가 가슴 뛰고 잘 하는 일을 찾는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지금 이 시간 이 곳에서 내 모든 열정을 쏟는 것! 이러한 순간들이 의미있는 DOT가 되고 의미있는 하나의 선으로 연결되어 나의 미래 나의 인생을 만들어 낼 것이다. 순간순간의 다짐과 실천이 바로 내가 시간을 견뎌온 힘이다.
6. 인생 최고의 때(Timing)는 언제라고 생각하는지?
나의 최고의 순간은 지금 이 순간이거나 아직 오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어쩌면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나서는 도로시와 친구들처럼 나의 최고의 순간은 경험되지 못한 채로 생이 마감될 지 모른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꿈과 희망을 찾아서 그것을 찾게 되는 달콤한 순간을 상상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결국 그 달콤한 최고의 순간을 갖게 되면 그것이 최고가 아니었음을 깨달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최고의 순간은 내 머릿 속에 있는 것이 아닌 지금 이 순간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직 오지 않는 최고의 순간을 맘껏 상상하고 가슴 뛰자. 그리고 지금 이순간 내 옆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시간과 장소에 내 모든 열정을 쏟아 보자.
7.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10년 후에 나는 크게 두 분야의 일을 하면서 살 것이다. 한 가지는 지금처럼 컨셉디렉터로서 사람들이 인생과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일 것이다. 두 번째는 헬스와 뷰티 분야에서 나만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타인의 일과 삶의 컨셉을 디렉팅해주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 직업의 컨셉을 만들어 꽃을 피우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컨셉디렉터는 나만의 브랜드를 가지는 과정의 커다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인생과 비즈니스의 간접 경험이 궁극적으로 제 브랜드를 만들고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할 것 같다.
인문학적 바탕위의 향기나는 문화 브랜드를 만들다
궁극적으로 10년 후에 나는 대한민국의 건강과 아름다움의 상징이 될 수 있는 브랜드를 개발하고 싶다. 지금 IT,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함께 대한민국의 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다. 그러나 이러한 K뷰티가 과연 탄탄하게 축적된 문화적인 토대 위에서 발현된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선진국의 뷰티에 비해 역사도 짧고 우리나라만의 뷰티의 문화로 세계를 제패했다기보다는 선진국을 벤치마킹한 것이 아직 많다. 즉 유행은 만들었을지 몰라도 아직 진정한 아티스트 수준의 장르를 개척하진 못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뷰티가 세계 속에서 더욱 사랑받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아름다움의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문화는 인문학적 소양과 원천 기술의 결합에 있다. 특히 인문학적인 소양이 토대가 된 문화는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삶의 맥락 속에 있다. 궁극의 아름다움은 외모에서만 결정되는 게 아니다. 외적인 건강, 신체의 건강, 정신의 건강이 우리의 삶 속에서 삼위일체가 될 때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화장품의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몸의 안팎을 아름답게 만들고 이를 위한 탄탄한 정신적인 토대를 만들어주는 진정한 건강 문화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하고 싶다. 삶의 맥락에서 건강과 아름다움을 쉽게 가꿀 수 있는 습관이 되는 문화 브랜드가 우리나라에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 또한 그러한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하고 싶고 그러한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초적인 인간의 아름다움의 욕구를 삶 속에서 가장 쉽게 충만하게 충족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아무리 흐트러진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컨셉디렉터 이수향을 만나면 하나의 핵심 컨셉에 따라 줄줄이 꿰어진 진주목걸이처럼 바뀐다. 어떤 자리에서건 열정과 혼신을 다해 상대방의 해답을 찾아주느라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에게 많은 사람들은 러브콜을 하곤 한다. 앞으로 그녀가 어떤 컨셉의 뷰티 브랜드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K뷰티의 핵심자산이 될 거라는 걸 믿기 때문이다. 뷰티 컨셉의 마이더스인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한 뷰티 브랜드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널리 알릴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