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5박 6일 자유여행] 다섯째날, 팍상한 폭포, 부코파이 & 본가
8월 24일 일요일 아침 7시!
팍상한 폭포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카톨릭 국가인 필리핀은 금요일과 월요일이 휴무인 관계로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느라 곳곳이 막혔다. 그래도 소풍은 언제나 설렌다.
고속도로 중간 휴게소에 있는 KFC에서 아침을 해결했다. 짜지 않고 단맛이 있는 필리핀 전통 소시지와 계란오믈렛, 볶음밥과 함께 치킨 한 조각... 이 나라 사람들은 어떤 음식에도 치킨을 곁들인다.. 정신 번쩍 나게 맛있는 커피로 입가심하고 다시 출발...
개구쟁이 이진화.. 그래도 꼬박꼬박 존대말하고, 4개국어에 능한 똘똘이스머프 같은 친구
우리나라 70,80년대를 보는 것 같은 간판들... 사라지는 직업 중 [전파사]가 있었는데 필리핀에서는 아직도 먼나라 이야기...
보트 가격이 올랐다고 하니 단호한 목소리로 'NO" 다른 곳도 다 똑같다고 가격표를 가리키는 매표소 아저씨... 무서버라
이 때까지만 해도 잔잔한 강에서 뭘 하겠나 싶었다.
구명조끼를 입고, 플라스틱 핼멧까지 장착하고 탑승... 2-3명이 하나의 보트에 타면 앞뒤로 사람이 노를 젓는다.
그러다 수심이 얕아지면 앞에선 끌고, 뒤에선 밀고... 이건 뭐 거의 보트가 날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우리 보트를 담당한 사람이 청년임에 그나마 덜 미안했던 시간...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보트에선 마치 내려서 같이 밀고 끌고 해야할 듯...
글로벌인재전문가 이상명 원장, 아들 이진화, 화가 소향
강을 거슬러 올라오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연어의 수고로움을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
중간에 쉼터가 있어 콜라, 세븐업, 닭다리 바베큐 등을 먹으며 한 참을 쉰다...
그리고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팍상한 폭포... 사실 처음 느낌은 그저 그랬다. 저걸 보러 보트로 강을 거슬러 올라온 거구나...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우리 보트를 끌고 올라온 건장한 청년..
저 앞에 놓인 땟목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폭포를 향하여 출발...
아악~~~~
강렬한 폭포 줄기가 머리와 어깨, 다리를 심하게 내리친다...
보트타고 팍상한 폭포 가서 물폭탄 맞고 다시 돌아오니 어느덧 점심 시간이 지나있었다.
맛난 거 먹으러 가자고 해서 일단 출발...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화창했다.
가는 길에 부코 파이 파는 유명한 집이 있다고 해서 잠시 들렀다.
마귀 할머니가 주인이라는데 그날도 아니다다를까 무서운 포스로 가게 안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계셨다.
평소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는데 그날은 몇 명 없었다.
운이 좋았을까?
부코파이(코코넛 껍질에 붙어있는 하얀색 찐득찐득한 걸로 만든 파이) 는 다 나가서 다시 만들고 있고 파인애플 파이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파인애플 알갱이가 통으로 들어간 파이는 진짜 맛났다... 혀와 기도가 홀라당 다 타버릴 정도로 뜨거웠다.
피곤이 가실 만큼 달달하고 부드러웠던 파인애플 파이.
값도 190페소... 한국돈으로 5,000원 미만이다...
소유진 남편이자 프랜차이즈계의 마이더스 손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본가...
우삼겹을 먹으러 갔는데 오후 2시부터 5시 30분까지는 휴식시간이라 아예 불까지 꺼져 있었다.
1층 서점에 들러 아이쇼핑을 하고 필요한 자료를 사고 다시 본가로 이동...
깔끔한 가게에는 서비스 정신 투철한 직원들이 귀에 이어폰을 끼고 조용히 소통하고 있었다.
제일 좋았던 것은 반찬과 야채가 떨어지면 바로바로 채워주는 준비된 서비스...
보통은 불러도 대답도 없고, 밥 다 먹을 때쯤 반찬을 가져다 주기 일쑤인데...
왜 잘나가는 가게가 되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해물쌈장이 일품...
이걸 무려 8인분이나 먹었네요.
평소 식사도 잘 안 하던 작가 소향쌤이 제대로 식사하는 모습을 그 때 처음 봤네요..
그만큼 본가 우삼겹이 맛있다고 봐야죠..
이 날 밥값은 박현진 PD가 시원하게 쐈답니다. 오예!
여행의 묘미는 좋은 사람들과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있나 봐요...
필리핀에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그리워지네요...
손맛 좋은 소향 쌤의 특식들...
조만간 또 갑니다... 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