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메일로 원고 청탁이 들어왔었다.
인구보건복지협회에서 월간으로 발행되는 잡지 [파밀리에]에 들어갈 원고였다.
파밀리에는 독일어로 '가족'을 뜻하는 말이다.
마감일에 맞춰 원고를 보낸 후 잊고 있었는데 오늘 사무실에 출근해 보니 따뜻한 잡지 [파밀리에]가 도착해 있었다.
일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으면 정상....
글쓸 수 있고 여행할 수 있으면 행복...
평생 놀고, 먹고, 글쓰며 사는 게 꿈이라는 내 말대로 점점 살아가고 있다...
여자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다
“마리 앙리 벨, 밀라노 사람, 그는 살고 쓰고 사랑했다.”
소설 [적과 흙]의 작가 스탕달의 묘비명입니다. 그는 행복은 일과 사랑 속에 있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감성과 이성을 잘 단련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일은 삶을 가치 있게 만들고, 사랑은 삶을 아름답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일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으면 정상이다.”
프로이드의 말처럼 일과 사랑은 우리 삶의 본질이고 뗄래야 뗄 수 없는 행복의 바로미터와 같습니다.
결국 여자가 행복하려면 일과 사랑, 두 마리의 토끼를 잘 잡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선생님, 저는 왜 이러는 걸까요? 저도 제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싶은데……”
얼마 전 남자친구로부터 결별 선고를 받은 멘티가 눈시울을 붉히며 제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일도 잘 하고 싶고 사랑도 잘 하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다고 말입니다. 그녀가 너무 일에 빠져 있어서 휴일도 퇴근도 없이 일하는 것이 남자 친구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저 남들처럼 평범하게 데이트를 즐기고 싶었다고 말하는 남자 친구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섰다는 그녀를 잠시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삶을 치열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일과 사랑 모두에 최선을 다하는 법이다. 아무래도 남자 친구가 어려서 여자의 사랑과 일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으면 한 번 더 붙잡아 봐.”
나중에 헤어지더라도 원 없이 사랑했다고 하는 감정이라도 남기라는 조언을 하며 마음 속으로는 그 놈이 참 야속하다고 한참을 욕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경우 많은 여자들은 일이 아닌 사랑을 선택합니다. 일도 힘들고 사랑도 힘드니까 그냥 사랑 뒤에 숨고 싶은 게 대부분 여자들의 본심일지도 모릅니다. 그럴 경우 처음에는 몸도 편하고 마음도 편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거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여자들을 허다하게 봅니다. 결국 경제적인 이유로 일을 해야 할 때 경력 단절된 상태로 세상에 나오게 되면서 세상의 높은 장벽과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 여자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가 가치 있다고 여기게 되고 자존감이 올라갑니다. 일은 돈을 버는 것 외에도 나의 존재를 세상에 알려 내가 태어난 이유를 찾게 합니다.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소명이 있을 것이고 그런 소명은 일을 할 때라야 발휘될 수 있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러니 사랑 때문에 일을 포기하지 않아야 합니다.
“저도 일을 하고 싶지만 아이들은 누가 돌봅니까? 어쩔 수 없이 제가 일을 포기할 수 밖에요......”
아마도 가정이 있고 돌 볼 아이들이 있는 여자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말일 겁니다. 여기서 일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일이라고 하면 반드시 가정을 벗어나 직장을 나가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하는 일은 일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지요.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얼마든지 장소의 구애 없이 일을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말은 아니지만 현재 자신이 하는 일을 온라인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육아를 책임져야 할 기간 동안 집에 있어야 한다면 그 기간 동안 자기계발을 하거나 필요한 자격증을 따거나 글을 쓰면서 일을 지속하거나 일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수도 있습니다. 끊임없이 성장하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매일 저녁 드라마 볼 시간은 있을 것이고 졸리면 낮잠 잘 시간도 있을 것이고 친구들과 전화로 수다 떨 시간도 있을 것입니다. 시간관리를 통해 일을 놓지 않아야 내가 아이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때 원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타가 인정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흔히 여자들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한 번 해 봤다고 하는 경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위안을 삼는 것이지요. 하지만 세상은 냉혹한 현실입니다. 세상은 명확한 결과를 만들어낸 사람의 실력을 인정하고 그 사람을 기억하며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법입니다. 남자가 알아서 챙겨주겠지 하는 생각은 나중에 후회와 원망으로 되돌아오기 쉽습니다. 어차피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고 내가 스스로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아무리 남자가 도와준다 해도 아무 것도 끝까지 해 낼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일이 너무 좋아서 연애할 시간도 없어요. 사실 그 시간도 아까우니까요.”
일만 하고 사랑이 없다면 그 또한 반쪽 짜리 인생입니다. 사람에게 머리가 중요한 것처럼 가슴도 중요합니다.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지 않으면 감동도 없고 행복도 없습니다. 하루 종일 일에 치이고 사람에게 시달리다가도 집에 들어가서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웃음으로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경험을 해보세요. 그런 게 사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일 때문에 너무 힘들다면 가족들과 함께 사우나를 가거나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곳에 여행을 가는 것도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직 결혼 전이라면 너무 완벽한 사람을 만나려고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차피 나와 다른 사람과 만나게 되면 충돌이 일어나고 수 차례 마찰을 견디면서 점점 무뎌지게 마련입니다. 어느 순간 포기할 건 포기하게 되고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인생의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그쯤 되면 어지간한 일에는 화도 안 나고 모르는 척 하고 넘어가 주는 일도 많아집니다. 그렇게 사랑도 시간과 함께 나이 들어 가야 자연스럽고 행복합니다.
행복은 순간순간 드는 느낌이지 매 순간 행복하기만 해서는 결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습니다. 좋아서 선택했던 일이 매 순간 힘들고 포기하고 싶고 아주 가끔씩만 즐겁다고 했던 알랭 드 보통의 말이 떠오릅니다.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삶의 행복의 원천이었던 그 사람이 때로는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이 되어 있기도 한 것이 바로 인생입니다. 결국 일과 사랑 모두를 나의 삶에서 떼어 놓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행복할 수 있다는 진리를 잊지 마세요.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더잡]에 보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두 가지 질문이 나옵니다.
첫째, 잘 어울릴 수 있는가?
둘째, 잘 해낼 수 있는가?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사랑이 있어야 하고 일도 잘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회사를 거꾸로 하면 사회입니다. 사회에서도 잘 어울리고 잘 해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가정도 사회의 한 부분입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일과 사랑 둘 다 놓지 말라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도 힘들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가족은 함께 미소 지을 수 있습니다. 늘 곁에 있으면서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엄마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사는 엄마를 아이들은 존경합니다.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일과 사랑이라는 시소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며 균형 잡힌 시소게임을 하고 있다면 분명 예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여자의 꿈을 응원합니다.
지식소통가 조연심_세상을 움직이는 영향력, 그 중심에 함께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