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발인지 알겠는가?
"그의 발에 페인트를 묻혔다면 그라운드 모든 곳엔 그의 발자국이 남았을 것이다" 어느 축구 해설가의 말이다.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기 위한 기술을 최고의 기술이라고 여긴다. 그게 능수능란한 사람을 프로라고도 하고 한편으로는 사기꾼이라고도 한다.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기법들을 동원하고 그 해법을 찾기 위해 무수한 댓가를 지불한다.
이러저러한 기법중의 최고는 다름아닌 '진심'이라 본다.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자신하고의 싸움에서 진가가 드러나는 기술이다. 보통 진심은 밖으로 보이기에 포장을 할 수가 있다. 따라서 행동으로는 진심이라고 여길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또다른 의도가 드러나 진심이 아닌 거짓을 보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돌발적인 행동은 진심의 또다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상대방이 갑자기 평소와 다른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면 이는 일방적인 한 쪽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저 그동안 쌓여있던 앙금이 왜곡된 형태로 발현되는 것이라 행동만 보고는 진심이 변했다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가끔 상대방의 진심을 모른척하기도 한다. 그게 편해서이기도 하고 상황상 그러는 편이 보다 유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유없는 결과가 없듯이 어느 순간엔 '진심'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또 그렇게 보여지는 진심은 통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진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본인만이 알 수 있는 게으름을 피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고 그저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적당히 성실한 모습으로 행동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기 자신은 안다. 내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죽을 정도로 몰입하여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지를 말이다.
그리고 또다른 진심이 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진심이다. 이를테면 박지성이 보여준 진심은 나라를 초월하여 통한다. 어느나라 사람이 보던, 어느 시대 사람이 보던 성실하게 운동장을 뛰어 다녔다는 것을 말이다. 이는 곧 나하고의 약속을 철저히 지킨 결과이고 '진심'은 모두에게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나는 지금 '진심'으로 몰입하고 있는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기위한 나하고의 싸움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부끄러워 고개가 숙여지는 이 기분은 뭘까? 나와 만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단편적인 기술만을 연마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내면 깊숙이 들려오는 나하고의 소통인 '진심'에 전력을 다하고 싶다.
Sel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