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대기업 신입사원인 A는 엘리베이트를 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같은 칸에 그 회사 CEO가 타고 있었다. 회장은 신입직원에게 물었다. "요즘처럼 유가가 급등하는 이 때 우리 기업은 어떤 마케팅을 구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갑작스런 질문에 신입사원A는 얼굴이 벌개지며 "음 ~ 그러니까~ 에"만 연발하고 있었다. 간신히 마음을 추스리고 한마디 하려고 하자 '띵동"하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회장은 조용히 나가버렸다.
우리는 프리젠테이션이나 브리핑을 한다고 하면 언제든지 시간적 여유가 있고 청중이 주의를 집중하며 눈을 똥그랗게 뜨고 조용히 앉아있을거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실제상황은 이처럼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아주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 수도 부지기수이다. 현대는 너무 바쁘다. 다른 사람의 넋두리나 횡설수설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시간적 여유와 마음의 여유가 없다.
만약 당신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위와 같은 상황을 맞닦뜨린다면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요즘 30초 브리핑 또는 1분 프리젠테이션이 유행하고 있다.
어떤 질문이든지 30초내에 본인의 의견을 잘 정리해서 표현해야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 가장 무난하면서도 설득력있게 설명하려면 결론부터 이야기 하고 이유를 3개정도 나열하거나 서론-본론-결론의 프레임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 물론 상황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고 어떻게 표현하는냐보다 표현하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하게 다르기도 한 것이 바로 프리젠테이션이나 브리핑이다.
다시 한 번 묻는다.
마케팅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가?
사람마다 다르게 정의하고 그에 따라 다른 전략들을 구사하는게 바로 마케팅인 듯 하다. 어떤 이는 '교본'이라 하고 어떤 이는 ' 잘 팔리게 하는 모든 것'이라고 하고 또다른 이는 ' 마케팅은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한다. 마케팅을 알면 알수록 더욱 혼란스러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30초동안 자신이 알고 있는 마케팅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보라. 그러면 정확하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인지 아님 그저 여기저기서 들은 것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지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교환이란 소비지에게 편익과 만족, 즉 가치를 주고 그 대가로 이익을 얻는 것 마케팅은 이러한 교환을 활발하게 하는 일"
- 하버드 경영대학 레빗 교수-
이제 더 이상 고도성장 같은 것은 없다. 단지 소비자의 욕구만이 있을 뿐이고, 그것들이 변해갈 뿐이다.
마케팅은 이거다라는 정의가 무의미한 이유는 하루가 다르게 시장이 변하고 있고 소비자의 마음은 사실 그들 자신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같은 사람이 여러가지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살때는 100원이라도 깍기 위해 그리고 물건에 트집을 잡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지만 백화점에 가서는 아주 고상하게 부르는 대로 가격을 지불하며 흡족한 미소를 짓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은 같은 사람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손놓고 있으면서 어떻게 되겠지 하다가는 시장에서 퇴출당하거나 외면당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시장점유율 1위를 하다가도 잘못된 전략 한번이면 소비자에게 철저히 외면당하다가 결국은 기억속에서도 잊혀지는 불운을 맞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세진 컴퓨터랜드의 명성을 기억하겠지만 지금은 찾아볼래도 찾을 수가 없다.
마케팅은 끊임없이 진화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도 쉽게 알 수 있다.
가격 --> 품질 --> 서비스 --> 디자인 --> ? 善 |
전에는 무조건 싼게 경쟁력이었다. 아무리 예쁘고 견고하고 내구성이 좋다고 해도 결국은 가격이 싼 것이 이기는 비교적 쉬운(?) 시장이었다. 그러다가 경제가 발전하고 좀 살만해 지니까 '싼게 비지떡'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질좋은 상품이라면 아무리 비싸더라도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되었다. 'Made in Japan,Made in swiss" 하면 제품력을 보장하므로 안심하고 살 수 있던 것을 기억해 보자. 특히나 오디오나 고가시계 같은 고관여상품들은 특히나 품질이 높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도 돈을 투입해 기술력을 높여 품질을 높이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우리는 커피를 팔지 않습니다. 문화를 팝니다" 이제 기업들은 상품 자체를 팔지 않는다. 상품에 맞는 스토리를 차별화하여 표현하는 것이 새로운 전략이 된 것이다. 단순히 서비스의 질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감동과 여운까지도 이끌어가는 전략이 대세인 것이다. 아파트 광고에 몇 평인지? 무슨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래미안에 살아요" 이 한마디면 모든 것이 끝난다. "여기는 클럽메드가 아닙니다. OO 아파트 놀이터입니다" 좋은 것은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라면서 또다른 감성을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시대는 또다시 변했다. 같은 상품이라도 디자인 하나에 가격이 천차만별인 시대가 되었다. 에어컨, 냉장고, 김치냉장고가 성능이 좋다는 것만으로도 구입하는 시대에서 이제는 실내에서 명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컨셉으로 진화했다. 하얀색 일변도였던 가전제품에 해외 유명작가들의 그림이 도입되면서 그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하게 뛰었다. 장난같은 그림 한 점에 수백억원씩 하고 독특하고 창의적인 기질을 가진 작가의 작품은 비전문가의 눈에도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진화의 속도는 우리가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제 세상은 또다른 이슈를 원한다. 유행처럼 바뀌는 트랜드속에서도 사람의 진심은 한가지이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할 정도로 각박해진 세상에 어떠한 말이라도 이해타산없이 맘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그립다. 저 사람정도면 무조건 믿을 수 있다, 아니 믿고 싶게 만드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고 그걸 유행인양 따라하고 ... 이런 세상에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은 다름아닌 착함(善) 이라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석종득 교수는 힘주어 말한다. 삼성에서 여러 분야에 기부하면서 쌓은 명성보다 10년 이상을 산에 나무심는 이미지로 자리매김한 유한킴벌리의 명성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더 좋은 기업이라고 강한 여운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당신은 언제 마음이 움직이는가?
당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잘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이 바로 빠르게 진화하는 마케팅의 세계에서 정답을 찾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 마음이 움직이는 것? 사랑, 배려, 공감, 여유, 꿈 .........
Sel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