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는 그야말로 소통이 화두다.
소통을 잘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화술을 배우고 스킬을 익히고 표정을 읽는 훈련을 한다. 빠르고 쉽게 소통하기 위한 최첨단 기계와 서비스가 실시간으로 우리 삶을 지배해가고 있다.
예전처럼 메일이나 편지를 보내고 답변이 올 때까지 가슴 초조해하며 기다리기 보다는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일방적으로 쏟아낸다. 자신을 따라다니는 사람이 1,000명이 넘었다고 그 숫적 증가에만 의미를 두고 막상 친구 맺은 사람들의 응답을 기다리지도 않는다. 그저 일방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통을 통해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마음으로 통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기구나 서비스가 발전해가면 갈수록 소통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허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한 소통은 기다림을 원치 않는다. 뭐든 입력하면 즉시 응답을 받기 원하고 빠른 응답이 없으면 바로 포기하게 만든다. 그리고 판단한다. '나에게 관심이 없구나' 하고.
연애를 할 때 가장 가슴 설레는 순간은 그 사람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고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편지를 보내고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는 순간만큼 떨리고 초조한 순간도 없다. 아이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순간이야말로 기다림에 있어서 최고의 시간이다.
완벽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마지막 점 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는 그 순간을 견뎌야 화룡점정의 명작을 만나볼 수 있으며 기나긴 겨울의 추위와 지루함을 견뎌야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의 생기를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초조하고 설레는 기다림의 순간이 지나야 결국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의 通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은 바로 기다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