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편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한다. 오래된 친구, 익숙한 후배, 맘 터놓을 수 있는 동료. 이런 사람들과 있으면 나는 참 따뜻하고 가치가 있으며 그럴듯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힘들었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으며 방황하는 나에게 동지처럼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실 일과는 그리 상관이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기에 자상할 수 있는 것이고 편하게 나에게 귀를 빌려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유유상종" 이라고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인다. 함께 일을 할 사람이 아니므로 까다롭게 고를 필요도 없고 마음 상해가며 논쟁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만나면 만날수록 편한 관계가 되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사람은 많은데 사람이 없다고 하는 말을 들어본 일이 많은가? 당신에게 엄청난 사업기회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사무실, 임대료 그리고 기타 제반비용을 다 대주고 무조건 열심히 사업만 하면 된다고 한다. 단 혼자하면 안되고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하는 일이고 그 사람들은 모두 내가 선택하여야 한다는 조건이다. 누구랑 이 일을 의논해야 할까? 함께 하자고 하면 두말 않고 달려와서 동참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있는 걸까?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늘 나와 만나고 있었던 사람들과 이런 일을 상의하고 함께 할 수 있을까? 좋아하고 편한 것과 사업을 함께 한다고 하는 것은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한다.
앞으로 누구와 만나고 싶은가?
볼링을 해 본 경험을 기억해 보라. 10개의 핀들을 일일이 쓰러뜨리려고 하는 전략은 승부의 세계에선 통하지 않는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킹핀을 쓰러뜨리면 되는 것이다. 비지니스에서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인맥을 만들기 위해 여기저기 모임이 있는 곳마다 찾아다니는 사람치고 제대로된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그 사람을 통하면 안되는 게 없어" 할 정도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사람을 만나야 핵심적인 일을 추진해 나갈 수 있다. "그 사람 나도 알고 있어"라고 말하는 정도가 아니라 언제든지 연락하면 반갑게 나를 맞아주고 나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 정도의 깊이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그럼 그런 SSN(Super Social Network)는 어떻게 해야 만들어지는 것일까?어떤 모임이든지 처음 만나게 되면 명함을 주고 받고 가볍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밝게 웃고는 헤어진다. 그렇게 해서 과연 강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었을까? 답은 '결코 아니다'이다. 진짜 영향력있는 사람들은 어지간해선 얼굴에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누가 다가오더라도 미소를 띄우며 반갑게 맞이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진정으로 찾는 사람은 따로 있다. 자신들이 믿고 무언가를 함께 할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면서 모임에 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위인맥과 강한 유대감을 맺을 수 있을까? 답은 바로 하나다. 그 분들이 만족할 때까지 먼저 베푸는 것이다. '나보다 갖은 것도 많고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는 분들한테 무엇을 베푼단 말이야. 말도 안 돼. 어떻게 해야 그 분들이 나에게 무엇을 줄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거 아냐' 이런 고민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억할 것은 그 분들도 사람이라는 것이고 그러면서도 늘 좋은 사람에 굼주려 있다는 사실이다. 허락받지 않고 그 분들을 위해 일을 해보자. 그러면 그 분이 반응할 것이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반드시 당신을 인정할 것이다. 함께 할 수 있는 귀한 사람이라고 말이다.
결국 누구를 만나야 하는가?
현대는 인맥의 넓이와 깊이로 성공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인맥의 핵인 킹핀을 만나 깊이있는 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확실하다. 그러면 어떻게 그 킹핀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일까? 현재 지위가 높은 사람이 킹핀인가? 아니면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 킹핀인가? 프로필이 몇 장씩 되는 사람이 킹핀인가? 사람마다 자신이 생각하는 킹핀의 기준이 다를 것이다. 그리고 나한테는 킹핀인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스스로의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누구나 다 인정하는 사람이라도 내 기준에 아니면 아니라고 할 용기도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킹핀의 기준은 바로 앞과 뒤가 같은 사람이다.흔히 앞에서는 뭐든지 다 할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헤어지고 난 뒤에는 언제 만났느냐식으로 외면하거나 앞에서 한 약속도 잊어버리기 일쑤다. 도와주겠다고 하면서도 막상 도와 줄 상황이 되면 재고 따지고 하면서 뜸을 들인다. 한 번 생각해보라. 도와주겠다고 하고 이득이 없는 상태에서도 시간과 열정을 가지고 도와 주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를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킹핀은 지위가 높고 낮음에 관계없고 부의 많고 적음에도 상관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주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자신이 가진 것이 없더라도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것을 내어주려고 하는 사람이 바로 킹핀이고 내게는 영향력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