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스타 김영기 대표 Photo by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나룻배와 느티나무로 유명한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근처,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는 황순원의 소나기마을 가는 강변과 가까운 곳, 400년의 긴 시간을 견딘 용문사 은행나무를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곳 인근 양평 국수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증동리 마을에는 옛적 한 번은 살아봤음 직하고 앞으로도 한 번은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마을이 있다. 바로 자오개마을이다. 이른 새벽이면 하얀 물안개가 내려 앉은 냇가를 끼고 경운기를 타고 일하러 가는 아저씨까지도 한 폭의 수채화가 되는 곳이 바로 자오개마을이다. 그런 자오개마을을 만들고 있는 7인의 건축가 중 한 명인 ㈜인스타의 김영기 대표에게 자오개마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자오개마을 컨셉 스케치
누구에게나 나이가 들면 도시생활을 접고 자연 속에서 편하고 쾌적한 삶을 누리고 싶은 로망이 있다. 자연을 배경으로 인간의 삶이 하나가 되는 이유로 전원생활은 그 자체가 자연의 섭리에 맞게 재조정된다. 이른 아침 환하게 밝아오는 아침햇살이 자명종을 대신하여 나를 깨우고 저녁 어스름까지 길게 내려앉은 오후 햇살은 지친 하루를 보다듬어 준다. 공동텃밭에서 땀흘린 댓가로 채워진 저녁 식사는 푸르름 가득한 풍성함을 선물하고 오손도손 나누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로 또 다른 삶이 채워진다. 자오개에서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한 삶이 가능해진다.
자오개마을에선 순간순간이 한 폭의 수채화 속 배경이 된다
자오개마을의 사계는 나름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청산도에 가면 느리게 걸으며 나를 찾을 수 있는 슬로길이 있다. 바쁜 일상에서는 숨가쁘게 사느라 나를 잊고 살게 마련이다. 느림 속에서는 명상과 삶에 대한 조명이 가능해진다. 결국 진정한 휴(休)가 가능하기에 느림을 위한 공간과 시간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그런 시간을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재충전을 통해 창조적 에너지를 얻는다. 도심 가까운 곳 자오개에서는 느리게 사는 삶이 주는 것들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목적지도 잊고 무조건 뛰어다니는 무지함에서 벗어나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알게 하는 나의 소명과 만날 수 있다.
함께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자오개의 진정한 힘이다.
베란다, 계단, 발코니 같은 사소한 공간까지도 나름의 미학과 완성도 높은 감각으로 채워가는 실력있는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인스타의 김영기 대표는 집을 살아있는 유기체라 말했다. 한 번 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유동적인 변화에 맞게 그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집이 좋은 집이라고 정의했다. 청평 호반에 사계절 자연의 변화 그대로를 인테리어 장식처럼 수용하고 있는 인스타랩이 그렇듯이 ㈜인스타의 김영기 대표가 만들 자오개마을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 지 무척 궁금해진다.
이글은 김경호 대표의 BNT news 8월호에 실릴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