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한 축인 시장의 변화에 대한 강의였다.
가격시장 --> 품질시장 --> 가치시장 --> 욕망의 시장
가격시장은 가격만이 시장의 경쟁력을 이루는 것으로 할인점이라던가 세일 또는 무조건 낮은 가격으로만 승부를 하는 시장이다.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가격이 비싸면 그 시장은 경쟁력이 없는 시장인 것이다.
품질시장은 가격이 싼 것만 선호하다가 품질에 관심을 갖게 된 시장이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의미하듯 이제 가격이 아닌 품질로 시장을 장악하는 시장으로 변화한 것이다. 고객들은 싸면서도 품질이 좋은 상품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미샤, 더페이스샵등이 품질로 승부수를 띄우는 시장이다.
가치시장은 이제 가격이나 품질같은 상품 자체에 대한 것보다는 상품에 얽힌 가치를 파는 시장이다. 주로 해외브랜드로 알려진 명품을 선호하는 것이 나의 가치도 함께 올려주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시장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내가 선택한 상품이 나의 가치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돈이 얼마가 들더라도 과감하게 지불하는 것이다.
욕망의 시장은 이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상품 자체에 대한 설명에는 관심이 없다. 상품에 대한 경험(experience)을 사고 싶어한다. 다수의 고객을 찾아 발품을 파는 세일즈는 더이상 발붙일 곳이 없다. 소수의 우량고객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할리데이비슨을 타는 사람들 간에는 말로 표현하지 못한 연대감이 있다. 그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가치와 문화를 그 오토바이를 타면서 표현하는 것이다. 할리데이비슨은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는다. 기존의 고객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연대감은 나도 저들처럼 살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할리데이비슨을 구입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만들며 기존고객들의 수요에 맞춘 상품이 또다른 재구매를 일으키는 것이다.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몽블랑 만년필이 주는 격려와 위로는 그 무엇과고 바꿀수 없는 감동이고 그것을 갖고 싶다고 하는 욕망에 대한 비용이 보통 펜의 몇십배에 해당하는 가치를 만드는 것이다.
욕망의 시장에는 가격저항이 없다. 이를 입증하는 예로 앙드레김의 옷을 알아보자. 앙드레김의 옷은 현실에서는 감히 손쉽게 입을 수 있는 부류의 옷이 아니다. 그래서 앙드레김에게 물어보았다. 어째서 그렇게 옷을 만드는지를.. 앙드레김은 답했다."나는 내 고객이 꿈속에서 입을 옷을 만든다. 현실에서 입을 옷이 아니다." 사람들은 꿈속에서는 누구나 여왕이길 원하고 왕이기를 원하는데 앙드레김의 옷은 바로 그런 꿈을 가능하게 해주는 욕망의 표현이기에 또다른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다. 그렇기에 가격도 정해져 있지 않다. 부르는 게 값인 것이다. 욕망의 시장의 고객은 자긍심을 가진 소수이다. One source multi use 한명의 고객이 여러가지 제품을 사용한다는 말이다. 즉 앙드레김은 겉옷 뿐만아니라 속옷, 이제는 가전제품에도 그 문양을 제휴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앙드레김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그 브랜드를 사는 것이고 그만의 품격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다른 예로 스타벅스의 커피를 들어보자. 보통 커피 한 잔에 1~2달러가 평균적인 가격인데 스타벅스는 5달러를 받고 있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비싸게 받느냐고 하자 회장 하워드 슐츠는 이렇게 말한다. "2달러는 커피원두,로스팅비,인건비,임대료등이고 나머지 3달러는 스타벅스 커피가 주는 감동에 대한 비용이다. 한번 와서 마셔봐라. 그리고 비싸다고 생각하면 다음부터는 오지말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이처럼 감동이라고 하는 새로운 시장의 가치는 상한가가 없다. 그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2달러밖에 안되는 프랑스의 달팽이요리를 20달러에 사 먹는 사람들이 지불하는 것은 단순히 달팽이값만이 아닌 품격,가치,감동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지식경제,재능경제의 시대에는 몇몇 소수의 능력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서울대, 능력있는 의사, 유능한 변호사를 선호하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 않는가?
소수의 능력있는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Gated Community를 만들어 간다. 누구나 쉽게 사용하는 것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타워펠리스, 펜텀하우스, 지문인식APT가 주는 감동은 일반인들이 손쉽게 받지 못한다. 욕망의 소비욕구를 가진 고객은 품격(Prestige)을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다. 비행기 1등급이 주는 품격은 3배나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도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기꺼이 그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런 욕망의 소비자들은 연기와 연출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 연기는 상품교육을 받고 달달 외워서 고객앞에서 말을 하면서 이 상품 좋다고 연기할 수 있다. 하지만 감동은 전달되지 않는다. 연출은 종합예술이다. 상품, 표정, 사용후기, 가치를 종합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연출력있는 사람이라야 소수의 능력있는 사람들을 붙잡을 수 있다.
'파리의 아침을 누가 여는가?'
파리에는 로레알 타임이라는 시간이 있다. 매일 오전 9시가 되면 밖이 훤히 보이는 1층 사무실에서 역동적이며 화려하고 지적인 사람들이 모여 오전회의를 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부러움의 눈길로 나도 저 사람들과 같은 곳에서 일해보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그것이 바로 로레알이고 그 시간이 바로 로레알 타임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새롭게 만들어진 욕망의 시장의 단면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 가치, 함께 하고픈 사람들이 새로운 층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소속된 곳이 이런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그 또한 어깨들썩할 수 있는 감동이고 내가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시장은 지속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가 아니라 생존 자체가 불가한 시대이고 그 속도또한 우리가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다. 달에 토끼다 떡방아를 찧고 있는 그림을 상상하던 우리가 이제는 실제 우주에 가서 콩나물도 키우고 여러가지 실험을 감행할 정도의 기술개발이 빠른 시대에 살고있지 않은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대다. 하지만 나 혼자만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그래야 하니까 늦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은 없다고 한다. 누구나 변화는 두려워한다. 이제 변해보자. 된다고 믿으면 된다고 하니까...
<어느 회사의 건물에 있던 글>
쳐다보지 말라. 당신이 뭔가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경청하지 말라. 당신이 뭔가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하지 말라. 당신이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될지도 모른다.
결정하지 말라. 당신이 잘못 결정할 수도 있다.
걷지 말라. 당신이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뛰지 말라. 당신이 넘어질 수도 있다.
살지 말라. 당신이 죽을지도 모른다.
변화하지 말라. 당신이 성장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