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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감독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를 보고... by 지식소통 조연심

강연

by 지식소통가 2011. 4. 1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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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

 

임권택 각본,감독
박종훈,강수연,예지원,안병경,장항선 출연

"나는 [달빛 길어올리기]가 나의 101번째 작품이 아니라, 새롭게 데뷔하는 신인감독의 첫번째 작품으로 불리고 싶다.
지난 100편의 작품에서 도망쳐 새로운 느낌의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 임권택 감독

달빛 길어올리기는 시청 공무원인 박중훈과 그의 아픈 아내 예지원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 강수연이 임진왜란 때
불타버린 '조선왕조실록' 중 유일하게 남은 전주사고 보관함을 전통 한지로 복원하는 작업에 관여하면서
 얽히고 부딪히고 이해하는 과정을 그렸다.
천년 세월을 숨쉬는 달빛을 닮은 우리의 종이 '한지'를 재현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통해
특유의 인간미를 표현했다.

자신 때문에 뇌졸증에 걸린 아내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박중훈

달빛을 담은 대야



달빛이 너무 탐나 물을 길어갔다가
달도 함께 담았네.
돌아와서야 응당 깨달았네
물을 비우면
달빛도 사라진다는 것을...

달빛을 바라보며 강수연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박중훈.



'견오백지천년 :종이는 천년, 비단은 오백년을 간다"는 말
우리는 한지(장판지) 위에서 태어나 한지(서책) 속에서 평생을 살고 한지(염습)에 싸여 흙으로 돌아간다.

"화선지는 첩이고 한지는 본처와 같다"는 영화 속 장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화선지는 먹물을 순식간에 잡아들여 작은 실수도 감춰주기 때문에 필력이 부족한 사람도 글을 잘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지는 작은 떨림이나 흔들림조차도 드러나기 때문에 필력이 강해야 글을 잘 쓸 수 있는 종이다.
이를 첩과 본처에 비교한 것이다.

 

달빛을 담아 천년가는 종이 '한지'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금지된 구역에서 성스러운 작업을 하고 있다.
"달빛은 담고자 한다고 담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 마음이 간절해야 가능한 거에요"
마지막 부분에 예지원이 했던 말이다.

천 년을 가는 종이 '한지'를 만드는 과정이나 평생 자신의 이름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만들고자 하는 '브랜드'나
결국 간절한 마음이 기본이 됨을 알 수 있는 대사였다.
내가 만들어 가는 브랜드, 천 년을 갈 수 있을까?

온라인브랜드디렉터 강정은이 이벤트에 당첨되 보게 된 영화
낮이기도 했지만 독립영화관에서 관람한 임권택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
관객이 달랑 우리 둘 뿐이었던게 좀 아쉽지만
그래도 VIP 기분을 느끼며 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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