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섬 울릉도...
성인봉 중심의 오각형의 섬, 인구 96,000만명
부르기만 해도 벌써 속이 울렁울렁 대는 울릉도.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청산도나 여름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제주도와는 다른 느낌이 든다.
남자들의 섬이라는 말처럼 울릉도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움보다는 선 굵은 힘이 느껴지는 그런 섬이었다.
2011년 3월 27일 새벽 4시 10분 영등포에서 출발... 버스를 타고 묵호항 도착, 거기서 다시 오션플라워 배를 타고 2시간 30분여의
뱃길을 달려 도착한 울릉도... 새벽부터 부지런떨며 먹은 멀미약과 키미테(?) 덕인지 그 무시무시한 배멀미를 건너뛸 수 있었다.
그러나 몸살과 피로에 지친 백승휴 작가가 배 바닥에 누워가는 상황 속에서도 심한 배멀미를 해서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늘 나의 건강을 걱정하던 차에 이번 만큼은 상황이 바뀐 것이다. 40라운드 야유회 사전답사 겸 로드스카이 김경호 대표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이번 울릉도 여행은 백승휴 작가가 사진을 맡고 내가 글을 쓰고 김병수 대표가 매니저 겸 해서 다녀오게 되었다.
묵호에서 울릉도를 거쳐 독도까지 가는 오션플라워 호
울릉도 도동항 전경
도로 끝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죽도
도착한 첫 날,
울릉도 여행 B코스를 돌았다. 도보여행이 주로 잡힌 B코스... 가는 곳마다 전전날 내린 눈을 헤치며 겨울을 느껴야 했다. 언제나 날씨가 흐리거나 궃은 울릉도 날씨에 우리가 간 그 날은 하늘이 허락한 운 좋은 날 중의 하루였다. 55일~60일 정도만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다고 하던데 그야말로 행운이 넘치는 사람들임을 날씨로 알아볼 수 있었다.
봉래폭포를 안내하고 있는 울릉도 명물 가이드 울릉도 기사에게 묻지 말아야 할 세가지: 왜 그리 술을 잘 먹느냐, 왜 그리 운전을 잘 하느냐, 내일 날씨가 어떠냐? 이유는 공기맑고 물 맑으니 당연히 술이 잘 들어가고, 매일 다니는 길만 다니니 당연히 운전을 잘 하는 것이고 내일 날씨는 내일 가봐야 아는 것이니 묻지 말란다.
폭설에 무너진 표지판
봉래폭포
울릉도여행 B코스에서는 전망대 관람과 봉래폭포 그리고 해안도로를 따라 산책하는 일정이 다였다.
우리들의 길잡이였던 김병수 대표님의 선택으로 우리는 때아닌 등산을 해야 했다. 이건 완전히 여행이 아닌 극기훈련이었다.
지금도 뒷다리가 땡기고 다리가 후달거리는 거 보면 그 산행이 고되긴 했나 보다. 하지만 해안을 따라 걸으며 만난 동해 바다와 갈매기, 그리고 봄을 알리는 초록, 연두 빛 나뭇잎에서 가슴 속 신선함이 폴폴 묻어나고 있었다. 울릉도를 대표할 최고의 한 컷을 건지기 위한 백승휴 작가님의 카메라는 연신 셧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촛대바위,효녀바위의 전설을 말하는 안내표지판
저멀리 보이는 등대가 강호동의 1박2일팀이 촬영했다고 하는 등대다.
비둘기가 바라보는 방향이 바람부는 방향이란다. 그래야 머릿결이 그대로라고...
비상하는 갈매기들이 울릉도의 바다와 하늘과 한 폭의 그림을 그린다.
백승휴 작가가 작품을 찍고 있는 그 순간 그도 역시 작품이 된다.
촛대암에서 도동항까지 이어진 해안산책로 도보여행은 울릉도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산호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느껴지던 동남아 여행의 묘미보다 더한 청명한 바다를 보여주었고
그 안에서 조용히 나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찾을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울릉도 도동항 주변으로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던 밤의 고즈넉함이 섬이라 가능한 낭만을 선물해주고 있었다.
깊은 밤에는 파도도 잠을 자는지 조용한 걸음을 따라 아주 작은 찰싹거림만 남긴 채 따라 다녔다.
그렇게 울릉도에서의 하루가 끝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