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심의 퍼스널브랜딩] 브랜딩은 화려하게, 비즈니스는 은밀하게
"형식이 본질보다 중요할 때도 있다. 파자마입고 뉴스 진행하는 앵커 봤어? 광고주가 대행사 직원에게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으면 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일종의 업무 아닌가?”
JTBC드라마 <대행사> 5화에서 극중 고아인 역의 이보영이 작가는 글만 잘 쓰면 되는 거 아니냐는 후배에게 하는 이야기이다.
그렇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전문가인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처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가 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찬데 전문가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일이라니 막막해하는 것도 이해가 간다.
퍼스널브랜딩은 자신의 카테고리에서 전문가로 포지셔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OO하면 그 사람하고 떠오르는 사람이 되는 것을 위해 온·오프라인 브랜딩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 때 나를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미리 아는 것은 달리기 시합에서 몇 발 앞서 시작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당신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인가? 타인은 당신을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하는가? 당신은 자신이 주력분야에서 잘나가는 전문가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 알고 있는가? 그것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로 연결된 온라인 세상에서 말이다.
나의 꿈 중 하나는 오프라 윈프리와 토크쇼를 공동 진행하는 것이다. 맨 처음 토크쇼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나에게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조언했다.
“오프라가 진행하는 토크쇼를 많이 보세요.” “영어를 공부하세요.” “아나운서 학원에 등록하세요.” “책을 많이 읽으세요. ” “미국에 가세요.” “진행자 오디션에 지원하세요.”
10여 년 전 이런 조언을 물리치고 내가 했던 일은 그냥 내 이름으로 토크쇼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마치 진짜 의뢰받아 진행하는 것처럼 오프닝과 클로징 멘트를 만들고, 토크쇼 질문도 미리 만들어 게스트에게 전달하고 정해진 시간에 시작하고 약속한 시간에 토크쇼를 끝냈다. 그 과정을 사진과 글로 블로그에 기록했다. 정말 그게 다였다. 진행자로서의 첫 시작이었다.
그러나 방송 시청률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심지어 방송 후 나조차도 다시 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 후 나는 매달 정해진 날 정해진 형식에 맞춰 토크쇼 게스트를 초대하고 방송을 하고 기록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진행자로서의 나를 보여주는 이미지가 데이터로 쌓이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정말 기적 같은 일들이 생겼다. 채선당의 미쓰변신 프로젝트에 진행자로 섭외가 되었고, 평창의 신화 나승연 대변인과 토크쇼를 하고, 윤일상씨의 출간기념회, 가수 인순이씨와도 예스24,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에서 진행자로 함께 했다. 여성가족부 주최 행사, 강원도여성가족개발원에서도 토크쇼 진행자가 될 수 있었다. 한국직업방송에서는 조연심의 퍼스널브랜드라는 이름으로 1년 넘게 출연료를 받고 방송을 진행했다.
그렇게 시작된 토크쇼는 현재 개인브랜드 방정식에 맞게 한 사람의 브랜딩 스토리를 소개하는 [조연심의 브랜드쇼]로 네이버TV와 오디오클립 당신브랜드연구소에서 라이브로 방송되고 있다. 가끔이지만 출연료를 내고 방송에 출연하는 기업인도 생겼다. 덕분에 ‘당신브랜드연구소’는 네이버에서 광고를 하는 채널로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오프라 윈프리와 공동으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싶다는 나의 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만일 사람들의 충고처럼 토크쇼를 진행하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며 나의 지난 10년을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간절히 '하고 싶다'는 나의 소원은 '넌 절대 할 수 없어'라는 수많은 핑계와 거절에 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토크쇼 진행자의 이미지를 먼저 보여줬다. 어떤 순간에도 타협하거나 대충하는 법이 없었다. 내 돈을 내고 할 때나 몇 백만원을 받고 진행할 때나 나의 모습은 한결같았다. 그 모습들이 고스란히 시간을 지나 데이터로 축적되었다. 누적된 데이터의 총합은 조연심을 토크쇼 전문가로 보여주는 데 충분했다. 데이터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유료인지 무료인지 물어보지 않는다. 물론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 일을 했는가 아닌가로 나를 평가할 뿐이다.
이제 다시 물어보겠다. 당신은 당신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전문가인가? 온·오프라인 세상에서 여전히 전문가로 보이는가? 위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다.
"퍼스널브랜드는 내가 만들고 남이 완성하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먼저 정하고 보여줘야 타인이 비로소 나를 그런 사람으로 알아본다는 것이다. 나는 이미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그 전문가가 보여줘야 하는 이미지로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전한 전문성을 만들기까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세상은 전문가보다 전문가처럼 보이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도 한다. 브랜딩은 화려하게, 비즈니스는 은밀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칼럼니스트 프로필
조연심 칼럼니스트는 브랜드를 브랜딩하는 퍼스널브랜딩그룹 엠유 대표, 서울시 비영리단체 글로벌창의인재양성소 대표, 당신브랜드연구소 소장이다. 퍼스널브랜딩 전문 스토어 [잇츠브랜딩], 퍼스널브랜드대학 전임교수, 다수의 기업에서 브랜드총괄책임자 CBO로 활동 중이다. 인하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SMIT 미디어비즈니스학과 석사 진행 중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개인을 지식이라 정의하고 가치 있는 경험적 지식을 지난 개인을 필요로 하는 곳에 연결하는 지식소통가로 살고 있는 조연심은 퍼스널브랜딩 분야의 시조새라 불리며 다수의 기업 및 1인 기업, 작가, 학생 등의 퍼스널브랜드 가치를 창조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칼럼을 쓰고, 토크쇼를 하고,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퍼스널브랜드, 퍼스널브랜딩 등이다. 저서로는『퍼스널브랜딩에도 공식이 있다』,『청소년을 위한 300프로젝트(공저)』,『과정의 발견』,『나를 증명하라』,『나는 브랜드다』,『퍼스널브랜드로 승부하라(공저)』외 다수가 있다.
--> 이 칼럼은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로서 작성한 글 원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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