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인연이길
법정스님
진심 어린 맘을 주었다고 해서
작은 정을 주었다고 해서
그의 거짓 없는 맘을 받았다고 해서
내 모든 것을 걸어버리는 깊은 사랑의
수렁에 빠지지 않기를……
한 동안 이유 없이 연락이 없다고 해서
내가 그를 아끼는 만큼
내가 그를 그리워 하는 만큼
그가 내게 사랑의 관심을 안 준다고 해서
쉽게 잊어버리는…쉽게 포기하는…
그런 가볍게 여기는 인연이 아니기를…
이 세상을 살아가다 힘든 일 있어
위안을 받고 싶은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 이기를…
이 세상 살아가다 기쁜 일 있어
자랑하고 싶은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 이기를…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내게 가장 소중한 친구
내게 가장 미더운 친구
내게 가장 따뜻한 친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 이기를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서로에게 행복을 주는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따뜻함으로 기억되는 이가 당신이기를…
그리고 나 이기를…
지금의 당신과 나의 인연이
그런 인연이기를…
- 법정스님(1932.10.08~2010.03.11) 한국의 승려이자 수필작가. 대표적 수필집으로는 [무소유],[오두막 편지] 등이 있다. 법정스님의 수필은 담담하면서도 쉽게 읽히는 정갈하고 맑은 글쓰기로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꾸준히 읽히는 스테디셀러 작가로도 문명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