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계림은 예로부터 신선이 살고 있다고 할 만큼 아름다운 지방으로 사계절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곳 사람들은 예로부터 가마우지 새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어업을 생업으로 해 살아가고 있다.
가마우지는 검은 잿빛의 작고 보잘 것 없는 날개를 지닌 새로서 길고 끝이 구부러진
주둥이와 긴 목으로 물고기를 재빠르게 물어 채고 커다란 물고기 일지라도 쉽게 삼킨다.
이곳 사람들은 가마우지의 목 아랫부분을 끈으로 묶어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아
삼키지 못하도록 한 다음 그것을 꺼내는 가마우지 낚시방법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다음은 수백 년 동안 이어온 계림 사람들과 가마우지 간의 전설적인 이야기다.
어부는 이른 새벽 가마우지를 데리고서 강으로 나갔다. 강 한 가운데 이르러 어부가
가마우지의 목을 묶자 가마우지는 능숙한 솜씨로 물고기를 낚아 올리기 시작했다.
가마우지가 여러 마리의 물고기를 낚아 올리자 어부는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고
가마우지의 목을 풀어주었고, 가마우지는 물고기를 배불리 먹고 어부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매일 반복되는 어부와 가마우지의 일과이지만 어부는 한 번도 욕심을 내어
가마우지로 하여금 과도하게 물고기를 잡게 한 적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 가마우지가 늙어 물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되자 이번에는 어부가 답례로
가마우지의 목에 물고기를 넣어주고 삼키게 해주었다.
좀더 시간이 흘러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삼킬 힘조차 없게 되자 날씨가 화창한 날
어부가 가마우지를 안고 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올라 돗자리를 펴고
조그만 상 위에 아주 맛있는 술 한 병을 올려놓고는 가마우지와 마주 앉았다.
어부는 정성스럽게 술을 따르더니 조심스럽게 가마우지의 입에 부어넣어 주었다.
늙고 힘없는 가마우지는 주인이 따라주는 정성스러운 술을 받아 마셔 깊이 취하며
눈물을 흘리더니 이내 기다란 목을 땅에 누이는 것이었다.
평생을 동고동락해 온 가마우지의 몸을 쓰다듬으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어부의 머리도 어느새 하얗게 세어 있었다.
- '톡 쏘는 101가지 이야기'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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