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를 넘겨 사시다가 이 세상의 인연을 뒤로 하고 시할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가신 시할머님을 편히 모시기 위해 강원도 양구에 다녀왔습니다.
예전 여자의 삶이 모두 비슷했겠지요. 아마도...
할머니는 장수는 하셨지만 여자의 삶으로 보면 평생을 외로움 속에 사신 듯 합니다. 젊은 시절 어쩌다 집에 들어 오신 할아버지와 며칠을 보내시고 다시 떠난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자식들을 혼자 낳아 길러오신 70여년 가까운 시간들... 50여년 전에 완전히 집에 들어오신 할아버지가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함에도 끝까지 그 곁을 지키신 한 많은 할머님의 삶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듯 합니다.
자신에게는 어머니이기에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보며 목 놓아 우시던 시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나는 정말 많이도 울었습니다. 작녁에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합장을 하였습니다. 정말 두 분이 다시 만나서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계시는지도 궁금합니다. 그저 이 세상에서 누리지 못한 오붓함과 화목함을 두 분이 계신 그 곳에서 맘껏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시할머님을 보내드리는 곳이 공기도 맑고 경치도 좋은 강원도 두메 산골 양구인지라 저는 아주 짧은 순간순간을 이용해서 아쉽게 우리 곁을 지나쳐가고 있는 봄의 끄트머리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눈과 마음에 담은 만큼은 아니더라도 연아의 햅틱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남겨 주었습니다.
봄의 정령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들과 산의 향취를 전하고 싶습니다.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죽는다는 것은 또 무슨 의미고???
삶과 죽음이 연장선이고 언제고 그 선은 나와 맞닿아 있는 것일진데..
그 진리를 잊고 오늘도 나는 영원히 살 것 처럼 무언가에 집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려놓음의 지혜를 얻고 싶은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