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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괜찮아!- 나 하고의 타협이 나를 망치고 있다.

지식 칼럼

by 지식소통가 2009. 11. 1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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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day 1 Column"
이 원칙은 내가 M 리더십 책을 쓰면서 한 나하고의 약속이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신문도 읽고 강연도 들었다.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들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때문에 나는 늘 숙제를 밀린 기분이었고 칼럼 한 편을 다 쓰고 나서야 겨우 홀가분한 기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다른 할 일이 많으니까 미뤄도 되겠지'
'다른 사람 글을 올려줬으니까 오늘쯤이야...'
'오늘은 쓸 말이 없으니까 낼 부턴 꼭 다시 써야겠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나는 나하고의 약속을 어기고 있었다. 그러면서 내 마음속에는 조금씩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번에 새롭게 쓰려고 하는 책이 잘 될 수 있을까?'
'좋은 글을 써야 할 텐데 정리가 안 되네.'
'내일은 꼭 관련된 글을 쓰고 말테야'
이런 핑계가 나 스스로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다.

얼마전까지는 나를 위해서 재 충전하는 시간이 많았었다. 책도 읽고 생각도 하고 글도 쓰고...
하지만 책을 한 권 내고 나니까 여기저기서 관심을 가져 주었다. 강의 의뢰도 하고, 글도 써 달라고 하고... 나는 내가 정말 하고 싶고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그때그때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일들에 내 시간의 대부분을 소진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의 그런 상황에 대한 합리화는 필수적인 과정이 되었다.
'일단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어.'
'이러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거야'

많은 사람들이 크고작은 프로젝트를 함께 하자고 제안을 한다. 나는 그 제안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고 나의 관심사를 집중시키고 있지만 그렇게 해 오던 많은 일들이 결국은 완성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 동안 쏟아부었던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주위 사람들은 또 당한 거라고 애석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경험이었다고, 어차피 수업료는 내야 한다고 자위하곤 했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들을 뿌리치지 못하고 혹시 모를 기회나 요행을 바라고 끊임없이 수행한다고 하는 사실이었다.

결국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진실을 깨닫는 사건이 발생했다. 예스24 저자 직강을 크레벤에서 하던 날 상품협찬을 한 회사 책임자가 자리를 했길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가볍게 소개했는데 앞에 나가셔서 본인 회사 세미나를 홍보하시고 그 회사 사장님을 강하게 전한 것이었다. 강의 마무리를 하고 분위기가 한껏 무르익었는데 주위 사람들의 표정이 갑자기 싸하게 변하면서 몇몇은 강의실을 그냥 나가버리기까지 했다. 강의를 주관했던 출판사 부장은 강의 평가를 해 주면서 강의는 80점이었는데 마지막 그 분 때문에 -50이라는 말을 해 주었다. 사실 그런 평가에 그리 민감한 편이 아니라 걱정은 없었지만 혹시 오늘 참석한 다른 분들께 누가 될 수도 있었겠구나를 생각하니 마음 한 편이 조금은 불편해 졌다.

협찬을 받고 뛸 듯이 기뻤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부작용도 있을 수 있음을 배우며 한편으로는 그 회사도 그런 기회가 없다고 한다면 구지 강의에 협찬을 할 이유가 없음을 이해하기로 했다. 결국 준대로 받는다는 말은 어디에나 통하는 진리였던 것이다.

오늘 나는 나 하고의 약속을 다시 하기로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칼럼 한 편을 쓰기로 한 것이다. 이 글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기까지 하다. 역시 숙제를 한 그 상쾌함과 뿌듯함은 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선물이지 싶다. 이 정도면 괞찮아! 그 어정쩡한 타협을 과감히 뿌리친 오늘밤은 모처럼 편한 마음으로 쉴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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