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처럼 사는 사람이 있다. 나긋나긋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강한 울림을 남기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그는 다른 사람의 성장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는다고 말한다. 혼자 가면 멀리 가지 못함을 알기에 삶을 즐기며 함께 인생을 향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습관샘으로 나섰다. 3주체크카드와 아침조회, 감사일기 등을 통해 삶의 가치를 공유하고 보다 나은 내일을 준비하게 하는 습관경영연구소의 소장이자 렌트브레인의 김종삼 대표를 만났다.
MBC TV 특강에서 [습관경영]에 대해 강의한 김종삼 대표
그는 최근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와 엠유가 진행하는 2014 창조적 멘토링 프로그램 [창의인재 더청춘]의 대표멘토로 부산 영산대학교에서 2030 청춘들과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내년에 부산 UN 묘지에 안장되어 있는 2300여기의 묘비를 닦아 줄 가칭[UN2300 손에 손 잡고]플래시몹을 구상하고 있는 그를 통해 국가와 세대를 뛰어넘는 진정한 감사의 가치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차가운 듯 뜨겁고 뜨거운 듯 차가운 감성과 이성의 조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김종삼 대표에게 어떻게 자신의 삶을 그려가고 있는지를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을 하시나요?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기업에서 강의와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이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기에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기업의 CEO와 조직관리자의 바람을 담아 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조금씩 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침조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독서경영을 통해 조직이 성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기획, 구축, 진행을 하기도 합니다.
아침조회 중
예전 직장에서도 단순히 시키는 일만 한 것이 아니라 제가 관리하는 직원이 성장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사실 직원이 성장하면 일을 더 잘하게 되고, 저에게 충성도 하고, 더 큰 성과도 만들 수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는 바로 직원들의 성장으로 제가 더 행복해진다는 점입니다. 그 때의 보람을 기억하기에 지금도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어떻게 재능(Talent)을 찾게 되셨는지요?
잘 웃는 것도 재능이 되나요? 제 생각에는 ‘잘 웃는 것’이 일단 저의 재능인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만화책을 한 2만권 정도 봤어요. 만화방의 서가에 꽂혀 있는 만화책을 다 봤습니다. 대학 때까지 만화책이라는 만화책은 다 본 것 같아요. 사실 만화책 속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잘 웃잖아요. 외로워도, 슬퍼도, 힘들어도, 아파도 싱글싱글 웃다가 결국에는 모든 일이 다 잘 풀리는 것을 보면서 결국 웃어야 잘 된다는 것을 깨달은 거지요. 제가 잘 웃는 건 아마도 만화 덕분이지 싶네요.
이직을 할 때도 만화의 도움이 컸어요. 대기업 건설회사를 다니다가 일을 그만두고 무엇을 할 까 고민할 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만화 주인공들은 꼭 어려움이 닥쳐서 처참한 과거를 거쳐 최고가 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건축 시행사 사장의 운전기사가 되는 것이었어요. 당시 트랜드가 건축 시공에서 건축 시행으로 넘어간 상황이라 시행에 관해 알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했거든요. 국립대 졸업에 대기업을 다녔던 제가 운전기사로 지원을 한 자체가 이슈가 되었어요. 하지만 전 그 회사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명확했지요.
"건설에 꽂혀 건축 시행을 배우고 싶은데, 부산에서 최고의 회사의 최고의 사장으로부터 배우기 위해 여기에 지원하게 되었다."
이렇게 지원서를 썼는데 저 혼자 면접을 보고 경쟁률 40대 1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어요. 지금 생각해 봐도 입사지원서를 굉장히 잘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운전 기사로 들어가서 8개월 만에 자회사 사장을 하다가 단독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결국 '바닥부터 시작해서 성공했다'고 하는 만화적 스토리가 맞아 떨어진 셈이지요.
저의 다른 재능은 '스토리 발굴'입니다. 만화를 기반으로 제 삶의 스토리를 스스로 구축한 경험을 통해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이 생긴 거에요. 제가 강의할 때도 이런 재능이 발휘되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해동 병원 직원 대상 강의를 하는 데 주제가 '서비스'였어요. '서비스는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한 후 제공이 어떤 것인지를 다른 회사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로 풀어주었어요. 페덱스의 한 직원이 접수 시간이 끝났음에도 고객의 사정을 듣고 비번인 직원에게 연락해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것이 페덱스 서비스 정신의 전설이 된 것처럼 병원에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신화를 만들 수 있다고 교육하는 것이죠. 지식만 전달하는 강의가 아닌 이야기와 사례를 엮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고 적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바로 스토리 강의법의 핵심이기도 하지요.
저는 습관 관련 공모전에 당선되어 3주체크카드 아이디어를 제 삶에 적용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제가 다른 사람의 습관도 바꿔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것을 책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제가 직접 습관개선 프로젝트에 도전해보니 제 삶도 긍정적으로 바뀌더라구요. 그 때의 행복감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기 위해 만나는 사람마다 3주체크카드를 함께 실행하도록 습관개선 전도사처럼 뛰어다니기도 했답니다. 그 결과 습관이 바뀌면서 인생이 달라졌다고 감사인사를 해 오는 사람이 생기더군요. 습관도 경영하면 재능이 됩니다.
만화책을 졸업한 후에는 일반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권수를 헤아리다가 1,100권을 넘긴 후부터는 그냥 읽었어요. 결국 다독을 하다보니 어떤 주제든 강의로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구요. 재능도 훈련하면 된다는 것을 매번 깨닫습니다. 이런 능력들을 결합해 렌트브레인이라는 회사를 창업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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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만의 스토리를 발굴하는 훈련법(Training)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제가 하는 강의의 주제는 매주 바뀝니다. 일단 강의 주제가 정해지면 일주일 동안 그 주제에 대해서만 생각해요. 길을 가거나, TV를 보거나, 어떤 일을 할 때든지 그 주제만 생각합니다. 고도로 몰입을 하면 결국 아하! 할 만한 스토리가 생각나더군요.
그리고 회사 다닐 적에 제 업무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10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 6~7부를 매일같이 봤어요. 직원들한테 교육적이면서 전달할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을 아침 조회 때마다 전달해주어야 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침 조회를 10년 동안 계속 한 것이 제게는 스토리를 발굴하고, 강의를 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었어요.
또 하나는 마케팅 관련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했던 경험으로 아무리 많은 사람들 앞에서라도 떨지 않고 강의를 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들에게 신뢰할 수 있고 스마트한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기반이 되어 언제 어디서든 강의를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제가 강의를 잘 한다는 것을 그 때 알게 되었고 또 강의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카네기 강사 교육을 받으라고 했는데, 전 이미 그 교육을 회사 직원 대상으로 9번이나 했습니다. 총 12주 과정을 9회에 걸쳐 진행했으니 얼마나 많이 제 자신이 훈련되었겠어요? 결국 그 과정이 제겐 너무 쉬울 수 밖에 없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모든 과정들이 지금 강의를 하는 데 필요한 훈련을 충분히 할 수 있게 했답니다. '일만 시간의 법칙'에 소개된 것처럼 제가 강의를 하기 위해 투자한 시간이 만 시간이 넘더라구요. 책 읽은 시간, 아침 조회한 시간, 강의한 시간 이런 걸 다 따져보니 만 시간이 훌쩍 넘었고, 만 시간이 넘어가니 강의를 정말 편하게 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온,오프라인으로 어떻게 소통(Talk) 하고 계신지요? .
오프라인 소통으로 현재 ‘독서 경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꾸준히 책을 읽다 보면 신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나 병원의 직원대상으로 책을 통한 소통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답니다.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열어야 하는데 제가 쓰는 방법 중 하나는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요청’을 하는 것이죠. 일종의 처세술일 수도 있는데, 이 방법이야말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도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면, 나는 상대방에게 고맙고, 상대방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가르쳤다는 점 때문에 뿌듯해집니다. 그러면서 금방 친해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독서경영을 하고 있는 김종삼 대표
그리고 회사에서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출석부를 보고 이름을 외워서 이름을 불러줍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 자기 이름을 불러주면 대부분은 놀라지만 곧 친숙해집니다. 이름을 불러주고 좋은 얘기를 해주고 하면 서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김춘수의 '꽃'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도 큰 힘을 발휘하는 셈이죠. 꽃을 꽃이라 불러야 진짜 꽃이 되는 것처럼 사람도 이름을 불러야 그 사람으로 인정해주는 것과 같으니까요. 어느 조직에나 까칠한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그런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면 다른 사람들은 아주 쉽게 친해질 수 있게 되더라구요. 흔히 병원에서 직원들은 계단을 이용합니다. 환자들이 엘리베이터 이용하라고 그러는 것이죠. 그런데 어느 날, 시설부장이 계단을 내려가는데 열려 있는 창문을 다 닫고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겨울이었거든요. 저는 그 모습을 보고, 다음날 시설부장의 책임의식이 투철하다고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평소 직원들의 행동을 보다가 구체적으로 칭찬을 해 주는 것도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으로 아주 유용하답니다.
오프라인 소통의 핵심은 결국 관심을 가지고, 인정을 해주고, 격려를 해주는 것이죠.
온라인 소통도 활발히 하려고 노력 중인데, 제가 공대생이라 그런지 쉽지 않더군요. 전문가 조언을 받아 블로그를 운영해 왔지만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 어렵더군요. 일단 회사에서 아침조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1000번의 조회 혁명’이라고 명명하고 매일 아침 조회 멘트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를 통해 직원들도 서로 소통하고 있죠. 삼성을 강한 기업으로 만든 숨은 공은 매일 아침 진행하는 '아침조회' 때문임을 알기에 중소기업이나 병원 등에서 아침조회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온라인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SNS 매체 또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위기를 극복한 나만의 시간을 견디는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번째는 저 스스로 저를 인정하는 '자존감'이었어요. 제가 속된 말로 ‘없어 보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수준 낮아 보이는 것이 싫은 거에요. 없어 보이는 것을 싫어하니까 비즈니스에 관한 예절이나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책이나 신문을 수도 없이 봤어요. 그러다 보니 혼자 시간을 보낼 때에도 그 시간을 폐인처럼 보내는 것이 너무 한심해 보이는 거에요. 그렇게 시간을 견디다 보니 제가 저를 인정하게 되더라구요.
두번째는 '책'이에요. 제가 사업을 할 때에도 돈은 이전 직장에서 보다 훨씬 더 많이 벌었어요. 하지만 그 일이 사회적으로 인정을 못 받으니 그것을 견디지 못하겠더라구요. 잘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방황하던 시절, 저를 견디게 했던 것이 바로 책을 읽는 것이었어요. 책에서 만나는 수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힘든 시간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셋째는 '새로운 공간 찾기'에요. 제 성격이 외향적이지도 않고 낯도 가리는 편인지라 사람을 가려서 만나는 편입니다. 답답한 일이 생기거나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에 가면 이상하게 길이 보이고 답도 보이더라구요. 사람을 통해 답을 찾지 못할 때는 새로운 공간에서 답을 찾곤 합니다. 낯선 곳에서의 긴장이 제겐 창의적인 생각의 단초가 되곤 했답니다.
새로운 공간은 늘 나에게 새로운 영감을 가져다 준다고 말하는 김종삼 대표
‘내 생의 가장 최고의 때(Timing)였다’라고 하는 때는 언제셨나요?
회사 다닐 때, ‘헬로우 스시’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진행시키고, 그 아이디어가 대박이 났을 때, 클럽을 하나 오픈했는데, 그것도 잘 되어서 그 성과 덕분에 더 많은 월급을 받게 되었을 때, 그 기여 덕분에 출장 겸 인정 여행으로 싱가폴, 네덜란드, 라스베이가스 등을 갔을 때 너무 좋았고 그때 회사에서 인정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몇 년 전부터 저는 감사한 마음을 지키기 위해 부산 UN묘지에서 비석을 닦아오고 있어요. 수 천명의 전사자 중에서 노르웨이 병사 'RAIDAR GEORGE TVEIT'의 비석을 닦으면서 저절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더라구요. 올 해는 제가 멘토링하고 있는 창의인재 더청춘 멘티들도 함께 비석을 닦았답니다. 그 친구들에게도 감사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거든요. 내년에는 UN묘지에 있는 2,300명의 전사자들 모두의 비석을 닦아줄 수 있는 플래시몹을 준비하고 있어요. 전국에서 온 2,300명의 사람들과 우리나라를 위해 전사한 병사들과의 만남!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것 같아요. 한 번 맺은 인연을 매년 이어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하려구요.
해마다 찾는 노르웨이 병사 묘지에서 인증샷을 찍은 김종삼 대표
‘노력을 하면 성취해낸다는 느낌, 주변으로부터 인정받는 느낌.’을 받았을 때가 최고의 때가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서른 초반에 비즈니스에 대해 논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는데, ‘누굴 만나도 편하네.’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느낌이 들 때, 자랑스러웠습니다. 결국 열심히 살고 그 삶을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 인정했을 때가 최고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른 사람들의 롤모델이 되는 게 꿈이라는 렌트브레인의 김종삼 대표는 '습관경영'이라는 습관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다른 사람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거기다 고전 100권 읽기 독서모임을 하고 60 세부터는 수학공부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수학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받으려면 40세 이전이어야 하기에 도전조차 어렵지만 마음만큼은 그 상을 받기 위해 열심히 할 거라고 한다. 현재의 삶보다 나은 삶을 위해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많은 김대표는 이런 일련의 활동으로 유명세를 타고자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최종의 꿈이라 말했다.
"말한대로 행하고, 행한대로 된다"는 격언처럼 살고 있는 김종삼 대표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드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