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 여행을 제주도로 오면서 밥 한끼 먹을 친구가 있다고만 했었다.
그가 누구인지
왜 그 친구와 밥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그리고는 저녁을 먹기 위해 서귀포 우리은행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일하는 대학친구라는 말이 다였다.
권준길...
얼굴을 보니 기억이 났다. 결혼 전, 신혼 초 우리 집까지 놀러왔던 대학친구였다.
결혼 20주년이 되고 나서야 친구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 남편이었다...
그렇게 한라산을 종단으로 1100고지를 넘어 서귀포시에서 제주시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가는 길에 도로 한복판에서 노루도 만났다.
나와 눈이 딱 마주친 노루는 피할 생각도 없는 듯 했다.
경적을 울리자 그제서야 숲 쪽으로 피해 달아났다.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제주의 한라산은 아직도 그렇게 건강함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