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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e-사람] 청와대 이·취임식 담당 주방장이었던 복자식당 문성복씨가 말하는 진짜 요리비법 by 지식소통 조연심

소통인터뷰 & 토크쇼/조연심이 만난 e-사람

by 지식소통가 2011. 11. 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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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사 자격증 가진 맛집-복자식당 20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 문성보님


마음을 맡기면 됩니다. 내 온 마음을 다해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하면 음식에 혼이 들어가게 되지요. 그렇게 혼이 담겨야 먹는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전주 최대 한정식전문점이었던 행원의 주방장이었던 문성복 조리사(47년생)가 말하는 진짜 요리비법이다. 그 다음이 좋은 원재료고 양념이고 기술이란다.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고 양념이 준비되고 실력이 최고라 하더라도 상대방에 대한 정성과 마음이 갖춰지지 않으면 음식에 혼이 담길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순간적으로는 맛이 있지만 가슴에 남아 기억되는 음식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가 요리업계에 입문한 계기가 재미있었다. 가정 형편 상 중학교 졸업도 어려웠던 당시 지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 사장이 했던 말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우리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의 월급이 얼마인지 아나? 공무원 월급 두 배인기라.” 어차피 학력이 짧아 좋은 직업을 구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노동이나 영업을 생각했지만 월급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저 닥치는 대로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할 형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에게 공무원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는 것은 기회 중 기회였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요리기술을 배우기로 했다.
 

복자식상 간판과 조리사면허증...지금도 직접 요리를 하는 문성복조리사



처음엔 홀써빙이나 주방보조부터 할 수 있었다. 당시 홀써빙의 월급은 200원이었지만 목표가 주방장이었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견딜 수 있었다. 그 때만 해도 한정식이 호황이라 전주 시내 여기저기에서는 새로 문을 여는 한정식집이 많았다. 새로 시작되는 곳에서는 늘 경험이 있는 요리사를 필요로 했고 문성복씨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고생스럽지만 여러 주방장 밑에서 실력을 쌓아나갔다. 그렇게 해서 72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다.

복자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문성복 조리사. 딸 다섯을 모두 출가시켰다.

 

그 후 전주 최대 규모의 한정식전문점 행원에서 5년을 근무하고 지금의 자리에 복자식당을 열었다. 그가 복자식당을 열게 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주방장 월급만으로는 딸 다섯 명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란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복자식당에서 딸 다섯 모두 대학을 보내고 출가를 시켰으며 지금은 부부가 호젓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불황이라는 요즘도 연 매출 1억은 거뜬하다고하니 역시 자격증을 지닌 실력 있는 요리사임이 확실해 보인다.

20년 이상 함께 한 보물- 문성복 조리사의 칼...



그가 자영업을 시작한 이유 중 다른 하나는 바로 불투명한 미래 때문이었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영업이 안 되면 그 집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영업이 뒷받침되지 않는 실력은 언제나 불안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거기다 나이가 들면 남의 집에서 일할 수 없게 되고 경험과 연륜 때문에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젊고 실력 있는 사람들에게 뒤쳐진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요리에 발전이 없습니다. 행원 재직 시절 청와대 이,취임식을 준비하면서 전통요리책 몇 권을 옆에 놓고 밤마다 공부했습니다. 물론 공부한 음식을 다 내놓지는 못했지만 그런 공부가 살아있는 요리를 가능하게 했지요. 음식에는 맥이 있습니다. 그 맥을 제대로 알아야 손님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됩니다. 같은 재료의 음식이라도 철마다 맛이 다릅니다. 직접 만들어 보고 먹어 본 시간이 길면 길수록 좋은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세월을 먹어야 음식의 맛이 살아나는 것이지요.”


열이면 열 명 모두의 입맛을 맞출 수는 없지만 7,8명의 입맛에 들면 맛있는 음식이라고 볼 수 있
다는 문성복씨는 지금도 대
부분의 고객이 단골고객이다. 그가 만든 음식에 맛을 들인 사람들은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복자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마치 연어가 때가 되면 물길을 거슬러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오듯 말이다. 지금도 주방에서 일을 할 때면 자신과 함께 요리를 한 지30년이 넘는 칼을 사용하고 하얀 고무신을 갈아 신는 문성복씨.

자신이 걸어온 길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문성복 조리사... 복자식상 주방에서 인증샷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평생 원 없이 해 보고 먹어 보았기 때문에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저 건강이 허락하는 그 날까지 큰 욕심 없이 자신을 찾는 고객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살면 행복하지 않겠냐며 미소 지었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의 맛을 위해 소명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어 전주가 대한민국 최고 맛의 고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이어리알 이윤화 대표의 소개로 전주시와 전주대학교 산합협력 전주음식 스토리텔링 명인인터뷰에 제공된 인터뷰입니다. 온라인브랜드디렉터 강정은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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