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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e-사람] 70년 전통 전주한정식의 원조, 판소리 명인 성준숙 대표의 행원을 거닐다 by 지식소통 조연심

소통인터뷰 & 토크쇼/조연심이 만난 e-사람

by 지식소통가 2011. 11. 2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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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한정식의 원조, 행원의 여기저기

 

 

전주한정식의 원조라 하는 70년 전통의 행원을 찾았다 1942년 문을 연 행원은 국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운영하던 곳이었다. 스승이었던 남전 허상옥이 설립한 것을 지금의 판소리 명인이자 무형문화재인 성준숙 씨가 물려받았다. 성 대표는 전통음식과 전통공연을 아우른 전주의 대표 명소를 만들고 싶었다. 전통한옥에 6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행원은 가운데 정원을 바라보며 마루로 이어져 있다. 가장 전주스러운 분위기에서 한정식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곳이 행원이었다. 성준숙 대표는 대학에서 판소리 제자를 키우는데 열심이고 현재 행원은 자식들이 운영하고 있다.

전주한정식의 원조, 70년 전통의 행원 입구



정원이 아름다운 행원, 이 정원을 중심으로 6개의 크고작은 방들이 마주보고 있다.



우리의 것이므로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정통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판소리가 퓨전음악으로 변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성 대표는 전통 음식도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행원의 경영은 자식들에게 물려줬지만 음식에 대한 고집은 판소리 명인답게 고집스럽다. 좋은 재료를 얻기 위해 자연산은 직접 밭에서 거둔 음식을 사용한다. 신선도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산지 재료를 위해 조금 먼 곳이라도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행원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깐깐하게 주문한다. “깔끔하게 해라, 손님에게 부담주지 마라, 최고로 모셔라

악보가 없는 판소리 교본... 각자 기호를 해서 스승에게 배운 대로 음을 내야 한다.




목으로 소리를 내는 판소리는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재능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한다. 흔히 득음이라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창을 해야 얻어지는 것이다. 춘향가를 완창하기 위해서는 8시간을 노래해야 한다고 하니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어려서 판소리 재능을 인정받은 성준숙 씨는 16세 때 임방울 명창 문하에 입문을 하고 86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서 대통령상을 수상한다. 무형문화재 적벽가 2호인 성준숙 명인은 판소리를 배우기 위해 72 100일간 법우사에서 피를 토하는 훈련과정을 견뎌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여름에 입산하는 전례에 따라 한여름에 수련을 하고 있는데 나무 한 그루가 번개를 맞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흔히 5명이 함께 입산하는데 그 중 한 두 명만 100일을 견디고 하산할 수 있었다. 새벽 6시에 기상하여 저녁 8시 취침할 때까지 밥 시간을 제외하면 전 시간을 득음을 위한 고된 연습으로 채우게 된다. 힘든 수련 시간을 보내면서 흘린 눈물이 얼마이던가? 지금 생각해도 손사래가 쳐질 만큼 고된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을 견뎌 지금의 판소리 명인이 탄생할 수 있었다.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하려고 하는 제자나 현대의 젊은 청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준숙 판소리명인을 사진에 담았는데 맘에 들지 않는다며 명함사진을 쓰라고 하신다...



판소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첫째, 스승을 잘 만나야 하고 둘째, 스승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연습해야 한다. 판소리는 매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지금도 매일 1시간 이상은 연습한다고 성준숙 명인은 말한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정식은 전주의 전통음식으로 좋은 주방장을 만나야 하고 그가 시키는 대로 음식을 만들어야 하며 좋은 음식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분야에 족적을 남긴 명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바로 시간에 대한 생각이다. 언제부턴가 외국의 성공법이 대세가 되어 10년 법칙, 만 시간의 법칙 등이 성공법의 기준처럼 그려져 왔다. 마치 한 분야에서 10년 정도면 대가가 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고 여기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주에서 만난 명인들이 말한 시간은 최소 30년 이상이다. 아니 어쩌면 평생 그 일만 생각하고 끝까지 그 일만 할 사람들이라는 게 공통점이었다. 판소리 명인 성준숙 대표 또한 50년 가까운 시간을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 그녀가 판소리 명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들어보니 어떤 마음으로 행원을 운영하는지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을 듯 하다. 음식이든 판소리든 결국 시간을 버텨야 완성되는 것이다.

전주한정식 행원은 방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하지만 어느 방이든 가장 전통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행원에서 여유롭게 전통한정식을 먹다 보면 어느 샌가 구성지게 울리는 성준숙 명인의 춘향전 한 대목이 들리는 듯 하다. 쉽고 빠르고 편한 퓨전이 대세인 요즘 느리지만 여유로운 삶의 여운을 느끼면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진정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전주한정식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면 어떨까?

 

                                        

                  
 


                                                             지식소통전문가 조연심

다이어리알 이윤화 대표의 소개로 전주시와 전주대학교 산학협력 전주 향토음식 스토리텔링 명인인터뷰에 제공된 글입니다.
 온라인브랜드디렉터 강정은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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