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은의 페이스북 사진에서 출처
여정
태어나면서부터
나는 순례자
강원도의 높은 산과
낮은 호숫가 사이에 태어났으니
나의 여정은 하루하루
산을 오르는 것과 같았고
물 위를 걷는 것과 같았네
지금은
내 몸이 많이 아파
삶이 더욱 무거워졌지만
내 마음은
산으로 가는 바람처럼
호수 위를 나르는 흰 새처럼
가볍기만 하네
세상 여정 마치기 전
꼭 한 번 말하리라
길 위에서 만났던 모든 이에게
가만히 손 흔들며 말하리라
많이 울어야 할 순간들도
사랑으로 받아 안아
행복했다고
고마웠다고
아름다웠다고......
2010.7.12 이해인 수녀가 시치료 워크숍에서 쓴 즉흥시 [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닫는 글
생각 하나.
미국의 신용등급 한 단계 하향조정으로 증권가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심리적 방어선이라고 하는 코스피지수 1,900선이 무너진 것이다. 매 순간 빨간 불빛으로 끊임없이 내리막을 표시하는 숫자를 바라보느라 여기저기서는 한숨소리만 들린다는 뉴스다. 어떤 은퇴한 사람은 7억이 4억이 되었다고 하고 다시 주식을 하면 사람이 아니라는 푸념과 탄식이 쏟아진다. 그 와중에 언제 투자를 하면 되는지를 묻는 신규 주식투자자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하니 세상은 언제나 동전의 양면이다. 하루종일 태풍의 영향으로 비까지 동반한 월요일! 블랙먼데이의 공포가 현실이 된 오늘 하루... 이미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블랙이지만 새로 시작할 사람에게는 청신호가 될 블루이기도 하다.
생각 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게 사람이라고들 한다.
떨어져 있을 때 깊어지는 것이 사랑이라고 누군가는 말한다.
곁에 있는데도 외로운 것은 어디에다 하소연해야 하냐는 어느 배우의 대사가 떠오른다.
생각 셋.
"내일을 향해 바라보는 것만이 희망의 전부는 아닙니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 씨앗을 뿌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희망입니다" 김수환 추기경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라고 한다. "성공하려면 반복된 생활을 계속하면 된다. 돈에 대한 욕심, 인기에 대한 욕심, 사람에 대한 욕심 다 버리고 '생활의 달인'처럼 살아가면 그게 성공인 거다.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근육이 생기는 것처럼 똑같은 패턴으로 생활하면 어느 순간 '내가 발전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된다." 고 이경규님이 어느 잡지에 인터뷰한 내용이다. 그럼 오늘 내가 뿌린 희망은 무엇일까?
- 1데이 1칼럼, 걸려 온 전화통화, 독서, 운동 그리고 아이들과의 식사 등
그런 와중에도 하지 않아서 마음에 걸리는 것도 있다.
-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부전화 안 한 것, 써야 할 칼럼 못 쓴 것, 내게 온 메일에 일일이 답장 못 한 것, 번개모임에 건강을 핑계로 나가지 않은 것 등
생각 넷.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고 말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하지만 많은 이들은 바빠서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없는 이유가 진짜 이유이지 싶다.
생각 다섯.
다른 사람을 인터뷰하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한 많은 것을 공부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정작 그런 사전정보가 쓸모 없어지는 경우가 있다. 기존에 했던 이야기를 왜 하느냐며 지금 나와 만난 이 순간의 이야기를 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논리다. 그러나 정작 만난 그 순간에도 아무런 이야기를 해 주지 않으니 어떤 내용으로 인터뷰를 정리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지인의 전화통화... 이름만 들으면 어지간한 사람은 알만한 에세이스트 신 OO 씨를 인터뷰했다는데 그 사람이 쓴 글의 분위기와는 완전 다르다는 평이다. 이중인격! 한결같은 마음과 행동을 보여주기란 역시 쉽지 않다.
하루종일 비가 내리던 블랙 먼데이,,, 내일을 위해 오늘도 희망의 꽃씨를 뿌린 나의 마음은 샤이니 데이!
피곤을 이기고 게으름을 이기고 변명을 이기고 나면 언제나처럼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