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연 :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누구에게나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세상이 있다. 그 세상 밖은 언제나 그리움이고 편안함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이 익숙함으로 물들어갈 무렵
프레임 밖 풍경은 낯선 손짓으로 나를 부른다,
잡지 못할 아쉬움을 그리워하기 보다는
지금 내곁의 작은 행복이 나는 좋다.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photo by 김복연
김언화 : 어느날 문득
난 혼자인 줄 알았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달려가기에 나도 언젠가부터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면 뒤쳐질세라
옆을 돌아보면 기운 빠질세라
그렇게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렸다.
그러다 문득 돌아보았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내 곁에 나와 같은 방향으로 달리다 함께 쉬고 있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나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내 인생이 다 그런가 보다.
photo by 김언화
김정기 : 내가 당신을 사랑하나 봅니다.
몰랐습니다.
그대가 나를 향해 미소짓는 그때도
그저 웃는 모습이 이쁘다 싶었습니다.
몰랐습니다.
그대가 나를 향해 투정부리는 그때도
그저 그런 그대가 귀엽다 싶었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나를 향해 웃고 있는 그대를
나를 향해 투정부리는 그대를
내가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나 봅니다.
photo by 김정기
박응태 : 그 곳에 가고 싶다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도 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긴 시간을 보냈고
나의 분신이라고 하는 자식도 키웠습니다.
한눈 팔지 않고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제는 나를 위해 살고 싶습니다.
그런 내가 가고 싶은 곳
그림 엽서 속 정지된 시간 같은 여유로움 속에
나를 돌아보며 미소짓는 내가 보입니다.
내가 온전히 내가 될 수 있는 곳
그 곳에 가고 싶습니다.
photo by 박응태
박종숙 : 낮은데로 낮은데로
많은 사람들이 비상하라 말합니다.
성공을 위해서는 높이 보고 멀리 가라 말을 합니다.
눈 앞의 작은 것은 잠시 잊어버리고
큰 포부를 가지고 씩씩하게 살라 가르칩니다.
그러다 문득 아래를 보았습니다.
이슬 머금은 풀잎의 아름다움이 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세상의 가르침은 위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높이 나는 새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날다 지치면 잠시 쉬어가도 돼. 여기 너를 위한 물 한 방울도 준비했으니까."
낮은 데로 낮은 데로
가끔은 그렇게 쉬어가고 싶습니다.
photo by 박종숙
윤영신: 누구를 위한 자리였을까?
마음 속 간직하던 그 사람이 오고 있습니다.
저기 멀리서 저벅저벅 걷는 소리가 들려 옵니다.
'그냥 모르는 체 지나쳐버릴까?'
'잠시 쉬어가라고 손이라도 흔들어 줄까?'
그 때 그사람이 내게 묻습니다.
"누구를 위한 자리입니까?"
나는 애써 태연한 척 하며 미소로 답합니다.
'바로 당신입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photo by 윤영신
오화영: 나는 그대에게 큰 의미이고 싶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그저 하나의 의미에 불과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꽃처럼 나는 그대에게 큰 의미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기를
먼 훗날 돌아보며 미소지을 수 있기를
나는 그대에게 순간이고 싶다.
photo by 오화영
우지인: 정답은 없습니다
세상 똑바로 살아라!
사람들은 말합니다. 비뚤어졌으니 바로 서라고..
한 줄서기, 똑바로 서기, 바른 자세로 서기
우리들은 언제나 같은 방향, 같은 자세로 살아갑니다.
마치 그것이 성공의 방향인양...
때론 다른 방향을 바라봅니다.
뭔지 모를 여유와 생각에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아! 이런 세상도 있구나.
길은 어디에나 있나 봅니다.
곧게 뻗은 직선이나 구불구불한 곡선길이라도
내가 가고자 하는 그 곳에 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세상에 정답은 없지 싶습니다.
그저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내가 바라보고 있는 이 방향이
내가 살고 싶은 바로 그것이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삐딱하게 사는 법
오늘은 그런 여유를 닮고 싶습니다.
photo by 우지인
유동인: 고요함 속에 풍경이 들리다.
정중동(靜中動)
움직임이 없는데 소리가 들립니다.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잘하고 있는 거야'
나의 외침이 귀에 쟁쟁합니다.
내 맘 속 소리는
세상 속 모든 소리가 멈춘 바로 그 순간이라야
비로서 들리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나는 고요함 속에 나를 지켜봅니다.
그래야 내 맘속 나와 진정한 대면을 할 수 있으니까요.
photo by 유동인
이용각: 이 기다림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에는 누군가가 나를 애절하게 기다려주었다.
그 기다림의 끝에 나는 부모와 만날 수 있었다.
내 어릴 적 누군가는 내가 어서빨리 어른이 되기를 기다려주었다.
그 기다림의 끝에 나는 홀로서기 가능한 어른이 되었다.
어른이 된 나는 내 삶의 성공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었다.
그 기다림의 끝에 내가 누구인지를 서서히 알게 되었다.
성공을 한 나는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다리게 되었다.
그 기다림의 끝에 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인생, 어찌보면 기다림의 연속이 아닐까?
이 기다림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photo by 이용각
조장현: 누구에게나 봄은 온다
일년 중 언제가 제일 좋냐는 말에
마냥 즐겁기만 한 아이는 봄이라고 대답한다.
봄에는 들로 산으로 놀러갈 수 있어서 좋고
노랑,분홍 꽃들이 예쁘게 피어있어서 좋고
싱싱한 나무들이 그 잎을 내밀어서 좋고
움추렸던 어깨를 활짝 펼 수 있어서 좋고
.................
봄이 좋은 이유를 수십가지도 넘게 댈 수 있다던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추운 겨울을 견뎌야 따스한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거란다"
지금 너무 추운가?
이제 곧 따스한 봄이 올테니 너무 낙담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봄은 오는 거니까.
photo by 조장현
조하나: 사진 속 주인공은 나다
사진에는 언제나처럼 내가 없다.
먹고
마시고
떠들고
웃고
이야기하고
이런 소소한 삶 속에서 나는 언제나 제3의 인물이 된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런 사진의 주인공이 나라는 사실을.
내가 담고 싶은 모습을 선택한 것은 바로 나니까.
photo by 조하나
주선장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게 삶이다
기다림은 보이지 않는다.
아련한 눈빛으로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며 상상할 뿐
아련함은 보이지 않는다.
그 사람과의 추억이 가슴 속 한 켠을 스쳐지나감을 느끼게 될 뿐
설렘은 보이지 않는다.
흐린 강가를 거슬러 내게로 다가오는 그를 기다리는 내 마음이 느낄 뿐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있다는 마음 속 다짐이 나를 일으켜세우는 원동력임을 느낄 뿐
사랑은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도 그 순간 나를 생각하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될 뿐
기다림, 아련함, 설렘,희망 그리고 사랑
이들의 공통점은 믿어야 보인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게 바로 삶이다.
photo by 주선장
최귀덕: 향기나는 삶이 좋다
봄 언덕
은근한 향기로 나의 길을 가로막는 봄풀이 있다.
강한 듯 연하고
약한 듯 짙은
들에 핀 쑥향의 가르침
눈에 띄는 아름다움이 아니더라도
오래 기억나는 향이 되고 싶다,
그런 향기나는 삶이 나는 좋다.
photo by 최귀덕
최민호 : 세상 모두를 담고 싶다
나의 꿈 나의 미래
내가 가지고 싶은 것 모두를 나는 담고 싶었다.
높고 푸른 하늘도
깊고 잔잔한 강물도
편히 쉴 수 있는 집도
생명의 가르침을 담은 나무도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번지점프까지도
내가 가질 수 있는 세상 모든 것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가질 수 있었다.
내가 담고 싶은 만큼 모두를...
photo by 최민호
하진옥: 그 속에 내가 있다
나를 닮은 사물을 찍어오라는 미션...
여기저기 방황하다 문득 내 눈을 사로잡은 풍경, 빗방울
작은 방울 방울 속에는
세상의 반을 덮은 하늘도 있고
세상의 반을 안은 땅도 있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도 있고
그들과 함께 있는 나도 있다.
나를 가장 닮은 꼴, 빗방울
그들의 노래소리에 나조차 흥얼거린다.
그 속에 내가 있다.
photo by 하진옥
한영: 사랑은 늘 이 자리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 사람 생각만해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행여 내맘 들킬세라
아주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 갑니다.
그 사람이 웃으면 나도 따라 웃고
그 사람이 말하면 나는 조용히 듣고
그 사람이 울면 나도 따라 웁니다.
그 사람은 모릅니다. 이런 내 마음을
그래도 좋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사랑은 늘 이 자리에 머믈 겁니다.
내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photo by 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