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같은 홍성의 친구 집...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들 ......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습니다. 몸도 함께 어둠 속으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그러더니 후두둑 후두둑 나뭇잎을 치는 빗방울소리가 들렸습니다.
통나무 집 처마에도 툭툭 하며 떨어지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좌악좌악 강한 빗줄기가 내렸습니다.
마음 속의 그 무언가도 함께 쓸려 내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참 좋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에서의 나의 삶은 마치 나 아니면 아무 것도 안 될 것 같은 그런 생활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알아야 하고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고
모든 것을 잘 해야 한다고 하는 나름의 강박관념 속에 빠져 살았습니다.
피톤치드가 좋다고 하는 편백나무 숲에서 삼림욕하며 바라본 하늘, 나뭇잎 그리고 눈부신 햇살...
지금 그 모든 것을 내려놓은 이 시간...
나의 뜻이 아닌 그 누군가의 의도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지금에서야 조금씩 삶의 지혜를 깨닫습니다.
세상은 나 아니고도 잘 돌아간다는 진리를...
나 보다 더 잘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 것을요..
그리고 또다른 깨달음을 배웁니다.
나를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나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말입니다...
이제 이런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 속으로 빠져 들어갈 겁니다.
그리고 지금 깨달은 지혜를 조금씩 실천하며 살아가게 되겠죠.
물론 예전의 내 모습으로 많이 돌아갈 거란 것도 압니다. 그게 바로 나이니까요...
하지만 좀더 나를 돌아보고
나를 내려놓고
나를 사랑하며 살아갈 겁니다.
그것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나의 모습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집 옆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산소 마구마구 뿜어대는 나무들...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지금...
모두의 마음 속에 여유 한 스푼만큼이라도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하루하루 깊어가는 여름 더위만큼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도 따뜻해지길 빌어 봅니다.
우리 곁에는 바깥 날씨가 더워지는 만큼 마음이 얼음보다 더 차갑게 변하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줄 만큼의 온화한 따뜻함을 채워가려 합니다.
그게 나를 사랑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영향력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 여름 비 내리는 어느 주말 아침 홍성 산 자락에서.....
가끔은 이름 모를 풀들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