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이 직선을 이긴다.
그를 보면 이런 표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거기다 그에게선 곧게 뻗은 대나무같은 모습도 오버랩된다. 그는 바로 도경어플라이 김도경 대표다.
신세계 이마트에 입사한 후 최고의 성과를 내며 20여년의 긴 시간을 매장레이아웃에 올인했던 그가 퇴직 후 자신만의 인생공간에 직접 레이아웃을 시작했다. 공간최적화전문가로 새롭게 포지셔닝하는 그는 공간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기획- 설계-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공간경험을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도경어플라이 김도경 대표에게 어떻게 해서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을 계획하는지를 물었다.
Q: 지금 하시는 일과 최근 근황은?
현재 하는 일은 건축, 인테리어, 설계, 시공 분야에서 눈에 보이는 마감재인 타일 품목을 취급하고 있어요. 타일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넓은 영역에 설치가능합니다. 욕실, 베란다 외에도 천연나무, 강화마루, PVC 계열을 포함한 모든 세라믹 타일을 수입, 유통, 판매하고 있습니다.
타일 외에도 디자인조명과 유기농 캔들도 유통 및 소매를 하고 있지요.
2018년 8월 도경어플라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초기에는 타일 도소매만 취급하다가 최근 조명과 캔들을 추가했습니다. 그 중 캔들은 신세계TV 홈쇼핑에서도 판매할 만큼 브랜드 제품으로 알려져 있는 제품입니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해야 할 일이 많지만 하나하나 필요한 일을 하면서 재미와 유익을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일본 현지 유통 트랜드를 읽기 위해 직접 동경 출장도 다녀왔습니다.
회사를 위해 모든 일을 하던 때와는 달리 이 모든 일을 저 자신을 위해 하고 있다는 생각에 두렵지만 설레는 일상을 보내는 중입니다.
Q: 일을 하면서 발견한 재능이 있다면?
1999년 신세계 이마트에 입사해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고, 점포개발부서에 배치를 받은 후 전국에 이마트 매장을 오픈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매장 레이아웃, 시공 관리감독, 투자요소(집기, 공사비, 투자비) 정산까지 맡았고 슈퍼마켓 사업에 홀 세일 마켓도 런칭하는 등 신사업 런칭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맡았던 중소형 매장, 슈퍼마켓, 편의점 구성에 대해서는 건축 전공을 살려 3차원적인 구성을 할 수 있었습니다. 평면 레이아웃을 구성하는 데 남들보다 더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고, 다양한 아이디어 제공이 가능해 상사를 포함한 고객들이 공간을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획- 오픈에 이르는 신사업 런칭 프로세스 전체를 제대로 처리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각종 서류작업을 비롯해 협력업체와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 관리 노하우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도 얻을 수 있었답니다.
Q: 어떻게 훈련해왔는지?
직장이 좋은 이유는 바로 참고할 사람과 자료가 많다는 것입니다. 저도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는 기존 선배들의 레이아웃 도면을 참고했고, 해외출장을 자주 다니며 안목을 넓혔습니다. 특히 디자인 강국이었던 일본 사례를 접목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시간입니다.
어떤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양질전환의 법칙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물리적으로 시간 투자를 많이 해서 일의 양을 늘렸고, 그 결과 당연히 질도 좋아지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축적된 시간의 총합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듯 앞으로도 필요한 과정을 거치면서 쌓이는 시간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업에서 제가 했던 일은 땅이라는 백지에 어떤 콘텐츠 즉 상점과 상품 등을 넣어야 최고의 효율을 올릴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하게 하고 공사를 거쳐 실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모든 공정을 돕는 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이 일을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과정을 거쳐 좋은 성과가 쌓여야 그 일을 오래도록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시간을 견뎌야 얻어지는 성과이기도 하지요. 회사라는 게 들어갈 때는 그렇게 어렵지만 나올 때는 퇴직원 한 번이면 끝나는 조금은 허무한 곳이 되기도 합니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누구나 회사를 나와 독립하게 되지만 가급적이면 회사에서 필요한 역량과 네트워크를 만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첫째, 한정된 네트워크 말고 다양한 분야로 인맥을 확대하십시오. 점포개발 업무를 맡았다면 관련 전문적 기술을 쌓으면서 상품, 판매 담당 조직원들과 유대관계를 넓히는 게 좋습니다. 점포개발 업무의 목적이 결국은 상품을 잘 배치해서 잘 팔리게 하는 일이기에 관련 분야 사람들과의 소통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회사가 지원하는 다양한 여가, 취미활동, 동호회를 활용하십시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어가면서 긴 시간을 보내시는게 도움이 됩니다.
셋째, 모든 제품을 파는 사람들은 자신의 제품이 돋보이기를 원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니즈를 잘 조율해서 최고의 효율을 만들어내는 매니징이 중요합니다. 큰 맥락에서는 매뉴얼이 있어서 그대로 하면 되지만 큰 룰 아래서의 조화는 각자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제가 오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어떤 상점이던 고객의 흐름과 동선을 고려해 상품배치를 하고 유관부서와 협의를 지속하면서 만들어가면 회사도 좋고 입점하는 매장도 좋은 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상권분석, 판매 실적 데이터 기반, 고객 후기 등을 근간해서 상품배치에 대한 의견을 얻고 상대방을 설득을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논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어떤 곳에 있던 그 곳에서 머무는 동안 얻을 수 있는 모든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온오프라인 소통법은?
제가 하는 소통의 기본은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신입일 때는 뭘 몰라서 잘 들어주었고, 5-6년 차에도 잘난 척 하지 말고 잘 들어주었고, 10년차 이상일 때도 잘 들어주다보니 경험이 더해져서 잘 설득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한번 신뢰를 하게 되면 오래가는 인연이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 오프라인으로 전현직 임직원 모임, 현직 선후배들과도 정보교류 차원에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골프 동호회, 대학 선후배 모임을 하며 친밀한 네트워크에 힘쓰고 있습니다.
BNI(Business Network International)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비지니스 파트너들과 매주 만남을 통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양도 중요하지만 질적으로 이어가는 모임입니다.
앞으로는 온라인 소통에도 주력할 예정입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오픈하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간최적화전문가로서 다양한 시각과 프로젝트를 공유하면서 공간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와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자 합니다.
Q: 시간을 견디는 방법이 있다면?
저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남들도 겪는다는 3,6,9,10을 견뎠습니다. 신기하리만치 해당 시기에는 남느냐 떠나느냐의 기로에 설만한 사건사고가 생기더라구요. 승진할 때마다 고비가 왔고 일을 잘하고 못하고에 대한, 성실함에 대한 테스트처럼 생각되곤 했지요. 하지만 힘들게 들어왔는데 너무 쉽게 물러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참을 인 세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하지요.
저의 노하우라면 첫 번째도 참고 두 번째도 참고 세 번째도 참는 것입니다.
업무의 지시가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상사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풀었고 그게 안 될 때도 가급적이면 참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어떻게 참느냐고?
잘 들으면 참아집니다. 먼저 말을 하게 되면 본인은 스트레스를 풀게 되지만 결국엔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저의 강점이자 장점은 해야 할 업무나 지시사항이 잠시도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억력도 짱입니다.
상사들은 메모를 하라 하는데 메모 없이도 잊어버리지 않는 집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죽어라 그 생각만 하기 때문에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죠. 일을 마무리해도 다음 일을 생각하다보면 스트레스가 되지만 그게 성과로 연결되고 역량이 커지게 되면서 결국엔 시간이 축적됩니다.
심호흡 한 번 하고 해야 할 업무만 생각해 보십시오. 분명 해답이 보일 거에요. 그렇게 시간이 쌓이면 결국엔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자신과 만나게 될 거에요..
Q: 타이밍은 언제인지?
누구에게나 인생에 있어 절정기, 즉 타이밍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규사업 런칭할 때가 절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너에게 어필할 때도 최고의 인정을 받았고, 실무에서도 성과를 잘 낼 수 있었습니다. 기획했던 실물 매장이 오픈하고 고객에게 인정받았던 때였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이 발휘되고 그것이 그대로 인정받는 순간이었고, 모든 에너지를 쏟고도 지치지 않으면서 재미도 있던 시절이었지요.
앞으로도 제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게 가능해졌을 때가 저의 두 번째 절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사람을 넘어 경제적 여유를 넘어 세상에 빛이 되는 그 무엇을 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가진 것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면 그보다 더 가치있는 일은 없을 듯합니다. 앞으로 긍정적 에너지를 전파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작은 가방을 들고 전세계 곳곳에 있는 파트너들과 만나 비즈니스를 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김도경 대표.
공간최적화를 위해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의 도경어플라이의 회사명처럼 공간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기업 내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최고가 된 후 독립해서 다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한 도경어플라이 김도경 대표의 한 발 한 발을 응원해본다.
인터뷰어: 개인브랜드전문가 & 퍼스널브랜딩그룹 엠유 조연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