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 아카데미 4번째 시간
조선시대 사람들의 하늘과 천문세계에 대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김일권 교수님에게 그 진실을 들을 수 있었다.
2009년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선정,KBS 2008 책문화대상 빛나는 역작분야 대상후보 선정
하늘을 알면 천하를 얻는다는 진리는 요즘 인기리에 방영중인 MBC의 선덕여왕을 보면 알 수 있다. 천명공주의 힘이 되고 있는 유신랑(김유신)을 신라에서 몰아내기 위해 과학적인 힘을 이용하여 불상이 솟아오르게 하기도 하고 월식을 예언하기도 하면서 백성과 왕실을 위협하는 미실의 전략은 바로 하늘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하늘은 결국 미실의 편이었다.
하늘이 내려온 운주사 칠성바위와 임실 소충사 28수 의사비
(1) 운주사 칠성바위
운주사가 들어선 만산 계곡의 서쪽 산등성이에 평균지름 2~4m 가량에 두께 20~60cm 정도 되는 일곱 개의 대형 원반 오석(烏石)이 바둑알처럼 하늘의 북두칠성과 거울대칭 모양으로 내려 앉았다.
실제 밝기와 칠성석의 크기를 비교하면 가장 밝고 큰 것이 5번 옥형성이데 S%의 바위 크기의 385cm로 가장 크게 제작되었다. 가장 어두운 3번과 4번 별에 해당하는 별에 해당하는 S3과 S4의 바위가 가장 작게 제작된 점도 주목된다.
언젠가 때가 도래하면 일어나 중생을 구할 것이다...
칠성석에서 만산의 서쪽 산록을 거슬러 올라가면 약 12m의 초대형 와불을 만나게 된다. 이 부처는 누워있지만 실상 누운 부처가 아니라 비로자나불의 지권인의 변형으로 여겨지는 두 손 모음 수인에 가부좌를 한 좌상이다.
이 좌상 와불은 오른쪽의 우협시불과 왼쪽의 좌협시불이 동시에 조각되었다가 누군가에 의해 일으켜 세워져 와불 앞 쪽의 일명 머슴미륵(시위불)으로 불리는 입상 불상으로 현존하고 있다. 이를 보면 언젠가 때가 되면 와불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하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륵보살로 보인다.
와불의 밑둥에는 누군가 강제로 떼어내려 했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하다.
이 와불은 황석영의 [장길산]에 등장하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우리 어머니들은 대부분 뒷뜰에다 정화수를 떠놓고 칠성신에게 소원을 빌어왔다.
그러나 칠성신은 사후세계를 관정하는 신이다. 우리의 잘못된 지식이 불러온 그릇된 신앙이었던 것이다.
북두칠성은 사후세계를 관장한다
실제로 살아서 잘 살기 위해서는 생(生)을 관장하는 남두육성에게 빌어야 한다.
동서양의 하늘과 천문신화의 차이
태양 중심의 서양 하늘은 주로 신을 믿었고
동양은 일원병행 하늘을 주로 믿어 왔다.
밝을 명(明)은 해(日)와 달(月) 이 합쳐져 있어서 빛을 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반도에는 천문의 놀이라고 하는 윷놀이판이 전국 곳곳에 100여개 이상이 바위 위에 새겨져 있다.
금성산성 윷놀이판 바위그림, 네모가 아닌 둥근 모양이 낯설기만 하다.
조선의 하늘을 수놓은 별자리 "천상열차분야지도"
태조석각본은 1395년에 만들어진 것이고 국보 228호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천문도로 태조 4년 권근,유방택,권중화 등 천문학자 12명이 조선의 건국을 기념하여 당시의 새로운 중성기를 반영하여 오석에 새긴 석각천문도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
권근의 천문도지에 의하면 천문도 석본은 옛날 평양성에 있었는데, 병난으로 말미암아 강에 잠겼고 세월이 흘러 인본(印本)또한 없다고 한다. 오직 우리 전하께서 천명을 받은 처음에 어떤 이가 한 권을 올리니 전하께서 보배로 귀중하게 여겨 서운관에 명하여 분명하게 돌에 새기게 하였다.
.. 삼가 생각하건데, 전하께서는 성무인명하셔서 선양으로 나라를 세웠다. 내외가 안연하여 태평하게 된 것은, 즉 요.순의 덕이시며, 먼저 천문을 살피어 중성을 바르게 하신 것은 , 즉 요.순의 정치였다. 그러나 요.순이 상(象)을 보고 그릇을 만드는 마음을 구하면, 그 근본은 다만 공경하는데 있을 뿐이었으니, 전하께서는 또한 공경으로 마음을 가지시고 위로는 천시(天時)를받들며, 아래로는 민사(民事)를 부지런히 하시면, 신성한 공렬이 도한 요.순과 같이 높아질 것인 즉, 하물며 이 그림을 옥돌에 새기어 주시니 길이 자손 만세의 보배로 삼으실 것임이 분명하다. (동문선 제 105권)
과거 우리 조상들은 하늘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그 뜻을 거스리지 않는 삶을 살아왔었다. 그런 연유로 동양의 작은 나라인 한반도가 지금까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우리가 하늘을 경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