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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여행] 제주 VM 전기자전거 여행 넷째날, 가시리 타시델레서 산굼부리 김용갑갤러리 두모악까지 by 지식소통 조연심

지식 칼럼/지식여행

by 지식소통가 2011. 9. 1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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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통에 원래 계획되었던 코스인 우도는 포기했다.
가시리 마을에 위치한 숙소 타시델레에서 맞은 아침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새벽의
안개 속에 한가로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아침이었다.

7시 가시리 타시델레 인근 마을을 최카피님과 함께 산책
제주의 상징하는 돌담, 노란 호박꽃과 초록연두 호박, 보랏빛 나팔꽃 그리고 이름모를
들풀까지... 아침을 맞은 타시델레의 개 세 마리도 여유로움을 즐기는 듯 했다.



8시 30분 게스트를 위한 아침식사.
토마토 셀러드, 용과를 넣은 요구르트, 직접 키운 야채를 갈아 넣은 스프, 노릇노릇 구은 빵과 치즈, 귤로 만든 쨈 거기다 올리브오일로 만든 김경호 쉐프가 만든 깔끔한 파스타까지... 그 어떤 호텔 조식보다 훌륭한 아침식사였다.




9시 30분 정석비행장에서 성읍민속마을까지 아침투어링을 시작했다. 하지만 비가 오는 언덕길은 그리 쉽게 길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정석비행장 중간지점에서 다시 되돌아와야 했다. 가을을 재촉하는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와 빗물을 머금은 초록빛 이파리들의 환영을 받으며 끝도 모를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 내려왔다. 빗 속을 내리달리는 그 상쾌함과 시원한 기분이란...

가시리
화산평탄면이 만들어 낸 평야를 기반으로 제주의 목축문화를 선도해왔던 중산간 마을이다. 광활한 푸른 초원을 가로지르는 갑마장길 기행은 조선 최대 산마장이었던 녹산장과 상등마를 길러낸 갑마장의 역사를 따라가는 여정이며,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잣성,목감막터, 목감집, 목도 등 제주의 목축문화를 만날 수 있다.


12시 생전 처음으로 말고기를 먹었다. 오전 게임에서 진 정은이가 과감하게 한 턱 쏘았기에
그 맛이 더 일품이었다. 말은 타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소고기처럼 부드럽고 이상한 향도 나지 않았다. 예전에는 왕에게 상납하던 고급 음식이었다는데...



2시 제주도의 한라산은 1950m로 가장 높은 산이고 백록담은 물을 머금은 전설과도 같은 곳이다. 그 한라산을 이루는 360여개의 오름은 제주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고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20년 이상을 용눈이오름과 OO 오름을 오르내리며 제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사진에 담아낸 김용갑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산굼부리 오름 부근에 위치한 김용갑갤러리두모악에 들렀다. 그 곳에서는 척박한 터전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윤택하게 일구며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는 이어도의 전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들이 뭐하하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그처럼 몰입할 수 있는 열정이 내게도 남아있는 것일까? 김용갑은 근육이 쇠퇴하여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루게릭병에 걸려 살 수 있는 날이 얼마남지 않았음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결국 그는 자신이 그처럼 꿈꾸던 삶을 살았고 그 삶은 그가 제주도의 바람이 되어 사라진 후에도 여전히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기억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는데......

 



5시 제주의 상징 황금보리빵. 게 눈 감추듯 두 개씩을 먹어 치우며 담백하면서도 달콤한 제주도 특산품 중 하나인 황금보리빵을 시식했다. 제주엄지항공 현혜정 대표의 특별한 선물로 김포로 돌아가는 길이 더 즐거웠다. 5살 난 아이의 입맛까지도 사로잡은 황금보리빵...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라면 더 개운한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6시 30분 김포로 오는 비행기안에서 발견한 하늘 풍경.
제주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고 제주 공항에서도 짙은 구름에 가려 햇살 자체를 볼 수 없었는데 그 구름을 뚫고 오른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하늘에는 밝은 햇살에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구름송이를 볼 수 있었다. 내가 볼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인간의 끝이 그리 높지 않음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겸손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 시간이랄까?
그렇게 3박 4일의 전기자전거를 타고 제주도 곳곳의 숨은 비경을 눈과 몸과 마음으로 느낀 제주전기자전거 투어링은 새로운 설렘을 안고 무사히 끝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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