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이와 정선여행] 첫째날 #1 생사를 가르는 사건

8월 3일 금요일 새벽 6시 정선 캘커타 커뮤니케이션즈에 도착했다. 고윤환 대표가 반갑게 우릴 맞았다. 3시간 여동안 자동차 앞 자리에 쪼그리고 온 택이를 풀어주었다. 신나게 왔다갔다하면서 여행지를 탐색했다.

그러다 내가 난간 아래 뭐가 있나싶어 가까이가는데 반가운 마음에 택이가 눈 앞 난간을 훌쩍 뛰어올랐다. 그리고는 그대로 5m 아래 풀섶과 바위,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뚝 떨어졌다. 정말 눈깜짝할 사이였다. 주위를 둘러봐도 그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없었다. 막막했다.
택이도 마치 화면 잠시멈춤한 것처럼 꼼짝도 않했다.





동네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유기견인가 했다. 고 대표는 112에 전화했다. 사람이 아니라 자기들은 못 온다고 했다. 동물보호센터를 알려주었지만 9시
넘어야 연락될거라 했다. 다시 파출소에 연락했다. 순경 2분이 긴급히 출동하셨다. 상황을 보시고는 119에 연락했다.

그러면서 119는 화재 외에도 긴급 구조나 구출 등도 담당하는 곳이라 알려줬다. 택이가 하천으로 떨어진지 얼추 한 시간이 흘렀다. 택이는 서서히 정신을 차린 듯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배와 발이 물에 잠긴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물이 차서 물한리라 했는데 물한교 아래로 흘러가는 물살이 세고 차 보였다.

택이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출섶 쪽으로 몸을 옮겼다. 그리고는 세차게 몸을 흔들어 물기를 털어냈다. 기특하게..



119 소방차가 올 때까지 택이는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방법을 모색하는 듯했다. 왼쪽 앞 발에서 피가 나는 게 보였다. 다행히 다른 곳은 멀쩡해 보였다.
소방대원 두 사람이 도착했다. 하지만 곧바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낯선 사람들이 난간 위에서 웅성대니 택이가 불안해했다. 직감적으로 도망치려 했다. 점점 거 먼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제서야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가슴이 미러지는 기분이었다. 선한 눈망울로 엄마를 올려다보는 택이가 보였다. 마치 자신은 괜찮다고 말하는 거 같았다. 그 모습에 목이 메었다. 택아, 미안해!


소방대원들은 이런 저런 방법을 찾으려 했다. 밧줄을 던질까, 긴 갈고리로 끌어올릴까? 하지만 뭐든 쉽지 않았다. 돌이 쌓여있는 곳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하지만 낯선 사람이 내려가면 택이를 잡을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답답해졌다.

그러다 택이가 자는 캐리어를 생각해냈다. 그걸 던져주면 익숙한 곳이니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고 그 가방을 끌어올리면 될 테니까.

하지만 택이가 바위가 있는 곳으로 물살을 가르고 헤엄을 쳐 건너와야 했다. 어르신들은 물살이 세서 그러면 안 된다고 저마다 소리쳤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택이에게 소리쳤다.

난 침착하게 택이를 불렀다.
"택아, 이 쪽으로 와"
신기하게 택이는 엄마의 목소리에 반응했다. 바위 몇 개를 지나 물살 센 곳 반대편으로 헤엄쳐서 캐리어를 던져준 곳으로 올라왔다. 두 번의 시도 끝에 택이는 캐리어 안으로 들어갔고, 소방대원들이 손잡이를 끌어올려 내 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린다.



고맙습니다.
모인 동네 주민분들과 소방대원, 순경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렸다.
새벽부터 정선 고한리 물한리길 물한교 아래로 떨어진 택이 덕분에 신고식 제대로 치룬 셈이다.

그래도 무사히 돌아와줘서 고마워!!
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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