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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과의 행복한 동행 셋째날...⑦ 대흥사

지식 칼럼

by 지식소통가 2009. 8. 1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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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강호동팀이 템플스테이를 했다던 바로 그 절이 바로 대흥사였다. 일단 그 규모에 감탄했다. 입구를 지나면서 길 옆으로 흐르던 계곡은 강원도 깊은 곳에 위치한 깨끗하고 시원한 그것과 다름이 없었다. TV에서 보면 너무 맑아서 꼭 가보고 싶다 하던 바로 그 계곡이었다. 흐르는 계곡아래서 평상을 펴고 위치했던 막걸리와 부침개를 팔던 가게가 유난히 눈을 끌었다.


유선관...
80여 년의 전통을 지닌 여관으로 전통가옥으로 지어진 그윽한 멋이 있는 집이었다. 언젠가 꼭 한 번 쯤은 사랑하는 사람과 하룻밤 묵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그런 여관이었다. 하룻밤으로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이 여기서는 현실이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저 많은 장독대의 항아리들이 그 여관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했고 수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는 듯했다. 가을이나 겨울에 꼭 다시 들르리라 결심을 하면서 발걸음을 되돌려 나왔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며 햇볕을 향해, 비를 맞으며, 바람에 따라 서로 부대끼다가 어느새 하나로 겹쳐져서 인연이 된다고 하는 연리근... 그야말로 긴 세월을 함께 견디면서 결국 하나가 된 소중한 인연의 산물이었다. 천년의 인연으로 만남을 약속하고 결국 그 약속을 지켜낸 나무의 모습은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숙연함 그 자체였다.
소원등을 켜서 통 속에 넣었다가 그 불이 꺼지면 다시 소원을 이루어준다고 하는 법당으로 옮긴다고 한다.  다른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광경이었다.

전생에 천 번 이상을 만나야 이생에서 우연으로라도 만날 수 있다고 하는 인연... 
혹 이생에 천 번 이상을 만나서 다음 생에 다시 만날 수 있는 인연을 만든다고 한다면 내 생에 그런 인연을 맺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 것일까 ? 또 나는 다른 이에게 그런 인연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오늘도 나는 또다른 생에 이어질 귀한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안다.


저 많은 잎새중에 유독 노란 꽃을 피워낸 그 의지가 유독 눈길을 끄는 건 그 홀로섬의 당당함에 끌려서일게다. 각각의 이파리마다 저마다의 이야기들을 품고 있을 것인데... 그 숨겨진 이야기들의 잔잔한 속삭임이 더욱 애절한 것은 내 마음의 슬픔이 함께 묻어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더욱 외로운 것은 누구나 갖는 자연스러움일까? 나만이 갖는 유난스러움일까?


입구를 묵묵히 지키고 있던 장승 하나가 유난히 당당하다. 귀신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단호하면서도 결연한 선언문이 대흥사의 영험함에 한 수를 더 하는 것 같다. 주변 길 여기저기서 각자의 소원을 담은 돌탑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띤다. 아마도 세상 살아가다가 힘든 일이 생기면 그것을 해결해 달라는 소원을 담아 대흥사를 오르내리다가 만들어 낸 또다른 장관이 아닐까 싶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새라 대흥사를 오르면서 보았던 계곡에 발을 담그고서야 제대로 휴가를 온 것 같다던 아이들이라니...  흐르는 물 속에서 다슬기를 잡으며 한 시간여를 놀면서 아주 신났다. 역시 아이들한테는 물놀이가 최곤가 보다. 그 어떤 추억여행보다도 몸으로 부딪히며 노는 것이 기억에 남으니 말이다. 애들 노는 모습만 봐도 참 시원하다. 이런게 바로 행복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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