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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의 명물 철가방극장의 기업개그팀 3교시 옥심이(본명: 최현주)를 만나다 BY 지식소통 조연심

소통인터뷰 & 토크쇼/조연심이 만난 e-사람

by 지식소통가 2013. 3. 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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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구름 한 점 없어 청도라 했을까? 한 달 전에 예약이 차서 불시에 찾아가면 자리도 없는 극장, 불황이라지만 절대 불황을 모르는 전유성씨가 운영하는 철가방극장의 개그우먼 옥심이, 기업개그 3교시를 차린 그녀를 퓨전식당 니가쏘다쩨 옆 감천지 카페에서 만났다. 무대에서 바로 뛰어나온 그녀는 뽀글머리에 몸매바지 차림이었다. 그녀가 말하는 개그란 무엇이고 그녀의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옥심이가 만든 기업개그 3교시

3교시 모든교육 혼합본.pptx

 

옥심이의 최현주

 


지금의 재능(Talent)을 발견하게 된 계기는?

 

초등5학년 때부터 나의 꿈은 코메디언이 되어 무대에 서는 거였다. 어릴 적 힘든 일이 많았을 때 TV 코메디언 프로그램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도 웃기는 사람이 되리라!' 그 꿈을 위해 전주예원예술대학에 들어갔다. 그 때 함께 입학했던 신영희를 보며 '어떻게 저렇게 웃길 수가 있지?' 싶었다. 대학 입학 후에도 
나에게 개그에 대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었다. 워낙 태생이 개그본능으로 출중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 탓이었다.

"너 어떻게 우리 학교 들어왔어?"
특별한 재주도 없던 내게 선배들이 하던 말이었다. 그 때부터 나에 대한 차별대우가 시작되었다. 30분짜리 연극 오디션에도 참가할 수 없었다. 어차피 떨어질거라는 게 선배들의 의견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잘 하는 게 없구나! 포기해야 하나 보다.' 하지만 포기하려는 순간 아버지는 말했다.
"지금 포기하면 다른 것도 못한다. 끝까지 해라." 그 말에 다시 또 일어날 수 있었다. 그대로 있을 수 없어서 교수님이 하시는 연극 극단을 찾아 갔다.
"저, 여기서 연습하는 것만 보여 주세요. 매표, 전단, 청소 아무거나 시키는 대로 다 하겠습니다."
그렇게 1년을 극단의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기다렸지만 연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배우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청소하는 애가 어디 감히 연습하는 것을 보려고 해?" 결국 나와 함께 극단에 들어왔던 동기들은 견디다 못해 하나둘 그만두기 시작했고 마지막에 나만 남았다. 그 때까지 단 한번도 연습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러던 차에 연극 공연장이 개그 공연장으로 바뀌게 되었다. 하늘이 도왔던 걸까?
"현주 세워 봐." 연출의 명령에 선배들이 반발했지만 1주일만에 제대로 된 연습없이 무대에 올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 후 3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개그 무대에 올랐다. 나의 개그에 대한 본능이 눈을 뜬 것이다. 하지만 또다른 시련이 왔다. 3년째 같은 무대에 서면서 끊임없이 TV 개그맨 공채시험을 봤는데 계속 떨어졌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보다. 이제 다른 일을 해야겠다.'
또 한번 포기하려 할 때 전유성 교수님을 만났다.
"이 길이 네 길이 아니면 누가 이 길이냐? 시험 계속 떨어지잖아. 나도 운이 없지만 너도 지지리도 운이 없다."
그렇게 해서 지금의 철가방극장에서 전유성 교수님의 가르침대로 개그가 내 삶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게 되었다.

개그란 견디는 거다. 끝까지 가는 게 성공이다. 이게 바로 내가 나의 재능을 찾은 계기였다.

 

철가방극장에서 연기하는 옥심이

 


나만의 훈련( Training)법이 있다면?
어느 세계든 그렇겠지만 개그계의 룰은 엄했다. 연기를 잘하면 그런대로 넘어가지만 그렇지 못하면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무시당하는 게 개그계였다.
연출가에게 연기지도를 받고 밤낮으로 연습을 하며 때를 기다렸다. 무대에 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때가 더 많았다. 하지만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며 무대에 오르기를 몇 년하다보니 개인적으로 돈을 주는 사람도 생겼다. 결국 끊임없는 반복과 훈련이 답이었다.

발음과 호흡법을 연습하며 연기를 훈련하며 실력을 쌓았지만 남자 선배들은 입버릇처럼 말했다.
"여자들은 아이디어가 없어. 남자들이 한 것에 연기를 잘 해서 뜨는 거잖아."
그 후 아이디어 잘 짜는 법만 생각했다.
전유성 교수님은 말했다.
"아이디어 뭐 있어? 계속 생각하는 거지."
교수님은 주제 하나를 던져 주고 한 시간 내에 아이디어를 짜오게 하며 혹독한 훈련을 시켰다.
어느 날 SBS 감독님이 말했다.
"이 친구 연기 잘 해. 그리고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
그 말에 하루 4시간 정도만 자면서 수첩을 펴 놓고 아이디어만 짰다. 어느 날은 자다가 일어나서 그냥 수첩을 펴 놓고 멍하니 앉아있는 날도 있었다. 꿈에서 본 내용이 선명하게 떠올라 새벽 2시에 일어나 수첩에 적는 날도 생겼다. 그렇게 아이디어가 좔좔좔 쏟아지는 무아를 경험하기도 했다.

아이디어에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100가지를 뱉어서 하나를 건지는 게 아이디어다. 일단 뱉어보는 게 훈련이다."
신입들에게는 쟁쟁한 선배들 앞에서 입 한번 떼어보는 것 조차 두려움을 넘어 공포 그 자체였다. 재미없는 아이디어를 말했을 때 일제히 '뭔 소리 하는 거냐'며 핀잔과 구박을 받을 각오를 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이거 재미없지요. 그럴 줄 알았어요. 이런 건 하면 안 되는 거 맞죠?"
나도 재미없는 아이디어를 말할 때는 선배들 눈치를 보며 바로 수습을 하는 노하우가 생길 정도로 끊임없이 뱉고 또 뱉어냈다.
나의 아이디어에 대한 성장은 이렇게 기회를 만들어 쉼없이 뱉어내는 순간의 결과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여자들은 진행을 못한다는 선배들의 편견에도 오기가 생겼다. 공연 앞에서 바람잡이를 하지 못하는 여자라는 말에 반기를 들었다.
남자 MC만 섭외한다고 하는 기획사 대표에게 자신있게 말했다.
"저 돈 안 받고 할테니 저 한 번 써 보세요."
그렇게 시작했던 MC일이 지금까지 그 일을 할 정도로 인정을 받게 되기도 했다.
누군가 아니라고 할 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될 때까지 하는 게 바로 나의 훈련법이었다.

 

 


소통(Talk)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청도에서 "전유성의 철가방 극장"에서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공연을 하며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왜 연극은 배달하면 안 되나 하는 역발상에서 원하면 연극을 배달도 해 준다는 의미로 철가방 극장이라 명명했다. 다행히 극장은 늘 만원이다.

다른 개그맨과 3교시라는 기업개그팀을 만들어서 교육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학 강연 의뢰도 들어와서 전문적으로 기업개그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온라인으로 제대로 소통을 하지 못하는 게 늘 아쉽다. 이제 배워서라도 온,오프라인으로 소통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지금까지 시간(Time)을 어떻게 견뎠는지?

 

개그를 짜면서 견뎠다.
"저 이 길이 아닌가 봐요."
"너무 쉬는 시간이 많아서 재미없는 거다. "
후배들이 너무 힘들어하며 그만두려 할 때마다 이렇게 충고했다.
"청도 생활 재미 없냐?" 는 물음에 잘 나가서 바쁜 김진영은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했다.
결국 무대에 서는 사람은 무대에 올라야 하고, 개그를 해야 하는 사람은 개그를 해야 신이 나는 거였다.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할 때 힘들고 재미없어진다는 것을 알기에 아무도 찾아주지 않을 때는 개그를 짜고 연기를 훈련하고 아이디어를 짜며 시간을 보냈다. 그 세월동안 금전적으로는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아이디어, 개그를 짜는 그 순간 만큼은 우울하지 않았다. 오히려 행복하고 좋았다.
"자유롭게 개그 짜는 게 나의 자유다!"

 

3교시- 가운데 옥심이(최현주)

 


최고의 때(Timing)는 언제라고 생각하는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 재능이 다른 쪽에서 풀릴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웃찾사' 첫 무대에 오른 후 긴장과 만감이 교차하며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이 무대에 서기 위해 그렇게 고생했나?'
무대에 서지도 못한 사람들에게는 무례고 오만인지 모르지만 내 길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했다는 이유로 선배들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지만 나는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연극과 영화, 라디오 프로그램 등의 무대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게 바로 내가 꿈꾸는 무대였다. 지금 그 길을 가고 있어서 행복하다.

옥심이는 악마다. 여자지만 너무 독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는 주문에 악마라 말한 옥심이, 최현주!
평생 '돈' 욕심이 아니라 '일' 욕심을 내는 그녀는 세상 모든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것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그만의 논리였다. 순둥이가 아닌 '독종'으로 사는 것, 그것이 바로 옥심이가 세상을 살아가는 노하우였다. 청도를 넘어 전국 곳곳을 누비며 기업교육에 개그바람을 몰고 올 그녀의 야심찬 목표가 이루어질거라 믿는다.

 

인터뷰어:지식소통 조연심 인터뷰이: 개그우먼 옥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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